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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代째 비법 대물림 소싸움장 평정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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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代째 비법 대물림 소싸움장 평정했죠"

입력
2005.06.07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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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싸움의 매력에 빠져 4대째 가업으로 물려받은 4형제가 있다.

소싸움의 원조지역으로 알려진 경남 의령군 의령읍 만천리의 하승효(77) 인효(1999년 사망) 의효(71) 영효(66)씨 형제는 우리나라 소싸움의 산증인들이다. 4형제 중 맏이 승효씨를 제외한 3형제는 다시 나란히 아들에게 소싸움 기술을 전수해 5대째 소싸움 명가의 전통을 잇고 있다.

사망한 2남 인효씨의 아들 청수(34)씨가 2000년부터 인근 함안군 법수면에서 싸움소 4마리를 사육하기 시작했으며, 의효씨와 영효씨는 막내 정(32)씨와 창일(32)씨에게 각각 소싸움을 전수해 각각 8마리와 2마리의 싸움소를 키우고 있다. 동갑내기인 정씨 창일씨는 대학에서도 축산학을 전공했다.

농부의 아들로 태어난 4형제는 경남 진주, 경북 청도 등 전국의 소싸움장을 평정하던 아버지 밑에서 터득한 소싸움의 짜릿한 승부세계에 자연스레 빠져들었다. 99년 10월 진주 개천예술제를 끝으로 현역에서 물러난 승효씨는 지금도 의효 영효씨의 싸움소를 직접 훈련시키며 노익장을 과시하고 있다.

소싸움 명가의 명성은 의효씨의 6살짜리 싸움소 ‘꺽쇠’와 영효씨의 7살짜리 소 ‘범이’가 증명해주고 있다. 두 마리 소는 각각 8연승과 12연승이라는 경이적인 대기록을 갖고 있다. 타 지역의 싸움소 주인은 물론, 지방자치단체들도 부러움의 시선을 보내고 있다.

몸무게 1톤이 넘는 꺽쇠는 속전속결에 능하다. 920㎏의 범이는 지구전에 뛰어나다. 범이가 지난해 10월 부산에서 열린 왕중왕전에서 꺽쇠를 누른 이후 형제들은 두 싸움소의 동반출전은 피하고 있다. 이 때문에 꺽쇠는 연간 5~6회 출전 기회를 잡지만 범이는 3~4회에 그쳐 상금 랭킹에서는 5,000만~6,000만원인 꺽쇠가 앞선다.

하씨 농가의 싸움소 조련 비결은 근육이 중시되는 싸움소의 소화기능 보호를 위해 다른 농가와 달리 육식을 엄격하게 금하는 대신, 여물과 풀을 삶아서 먹이는 영양관리방법에 있다. 이 때문에 사육에 드는 비용이 연간 1,500만원 정도나 된다.

형제들은 꺽쇠와 범이의 몸값이 각각 2억원을 호가하지만 대를 이을 싸움소를 키우기 전에는 절대 팔지 않을 생각이다. 승효씨는 “프로야구 프로축구 못지않게 소싸움에 관중이 몰리는 것은 거친 숨소리와 소가 서로 부딪히는 광경이 강한 것을 추구하는 사람들의 마음에 잘 들어맞기 때문”이라며 “소싸움을 우리 전통 관광상품으로 적극 육성해야 한다”고 말했다.

의령=이동렬 기자 dyle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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