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집값 폭등"野의원 공세에 "일부 지역만… 수치대라"
“전국의 땅값, 집값이 하루가 다르게 치솟고 있다.”
“지금 부동산 가격은 역대 어느 정부보다 안정적으로 관리되고 있다.”
7일 국회의 정치분야 대정부 질문에선 한때 본건과 무관한 부동산 문제가 도마에 올라 논전이 벌어졌다. 한나라당 의원들이 참여정부의 대표적 정책실패 사례로 부동산 폭등을 들자 이해찬 총리가 “서울 강남, 서초 등 몇 군데를 제외하곤 오히려 제로 성장하거나 하락추세”라며 정색을 하고 반박한 것이다.
이 총리는 이날 박형준 의원이 부동산 폭등의 문제점을 지적한 뒤 “이 정부가 부동산, 땅값을 잡겠다고 했는데 진짜 잡았느냐”고 힐난조로 묻자 주저 없이 “그렇다”라고 답했다.
이 총리는 “일부 지역에서 아파트 가격의 상승기류는 있지만 전반적으로 매우 안정돼있다”고 주장했다. 이에 박 의원이 “전국 땅값이 2년 새 500조원이 오르고, 판교 분당 그 주변까지 폭등하는 상황인데 어떻게 땅값, 집값이 안 올랐다고 하느냐”며 “이 총리가 보는 지표와 우리가 보는 지표가 다르냐”고 되물었다.
그러나 이 총리는 “서울 노원이나 강동, 관악 마포 등은 아파트 가격이 전혀 상승하지 않고 있더라”며 “일부 지역에서 이뤄지고 있는 부분을 확대해석하지 말라”며 물러서지 않았다.
오후 질문에서도 유정복 의원은 “부동산이 연일 폭등하는데 이 총리가 가장 안정적이라고 답하는 것을 들으니 답답하다”고 다그쳤다. 하지만 이 총리는 특유의 성마른 목소리로 “부동산 상승지수는 전년보다 안정됐다. 전국적으로 그렇다. 일부지역에 그런 현상이 있으나 전국적 폭등은 사실과 다르다”고 반박했다.
유 의원이 “충청 전역과 서울, 경기도가 그렇지 않느냐”며 몰아세우자, 이 총리는 “구체적 수치를 갖고 확인한 뒤 말하라”며 고성을 주고받았다.
이동국기자 east@hk.co.kr
■ 병풍관련 모욕적 질문엔 "선한 마음으로 정치하라"
이해찬 국무총리와 한나라당 김정훈 의원이 7일 국회 대정부 질문에서 고성을 주고 받으며 한판 붙었다. 지난해 정기국회에서 이 총리가 한나라당을 ‘차떼기당’으로 비난하며 촉발된 한나라당과의 설전은 이제 대정부질문의 풍속이 된 듯했다.
설전은 김 의원이 지난 대선의 병풍의혹, 한인옥 여사의 기양건설 10억 수수설, 설훈 의원이 제기한 이회창 전 후보의 20만불 수수설 등에 대해 질문을 하면서 시작됐다. 김 의원이 당시 이 총리가 민주당의 병풍의혹 질의 요청을 거절한 사실을 묻자 “ 확인해보니 (이회창 후보 아들의) 인적사항이 틀려 발언하지 않았다”고 답했다.
김 의원은 이어 “천용택 전 의원이 이를 문제 삼아 (이 총리를) 돌로 치고 싶은 심정이라고 발언한 적이 있는데 사실이냐”고 인신 모독적 질문을 했다. 이에 이 총리는“정치를 좀 곧고 선한 마음으로 하는 게 좋다고 충고를 하고 싶다”고 맞받았다. 그래도 김 의원이 계속 묻자 이 총리는 “그건 천 전 의원한테 물어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설전은 병풍 제보자 공개를 둘러싸고 더욱 치열해졌다. “공개하라” “할 수 없다”는 고성이 오갔고, 김 의원이 “검찰의 병풍수사 참고인 조사에 응하지 않아 과태료를 받은 사실이 있냐”고 묻자 이 총리는 “50만원을 받았다”고 답했고, 다시 김 의원이 “잘했다”고 하자 이 총리는 “비아냥거리지 말라”며 불쾌해 했다.
김 의원이 “대통령과 골프를 쳐보니 (대통령의) 허리가 괜찮았느냐”고 엉뚱한 질문을 하자 이 총리는 “정책을 갖고 질문 해라. 답변하지 않겠다”고 쏘아붙였다. 이 대목에서 여당 의원들이 “차떼기부터 해명해라”고 비난하자 김 의원은 “당신 조용히 해. 저런 X이라니 ”라고 좌충우돌했다.
권혁범기자 hbkwo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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