엠파스의 ‘열린 검색’ 서비스가 인터넷 포털업계에서 논란을 일으키고 있다. 엠파스의 열린 검색이 지금까지 다른 포털들이 독점적으로 이용해 온 지식 검색 콘텐츠까지 포함하는 ‘무차별 검색’에 나섰기 때문. 졸지에 엠파스의 검색 대상으로 전락한 기존 서비스들은 ‘열린 검색은 반칙’이라며 불만을 제기하고 있다.
■ 남의 DB까지 검색
지난 1일부터 서비스되고 있는 엠파스의 열린 검색은 ‘사용자가 편리한 검색 서비스’를 표방하고 있다. 원하는 정보를 얻으려고 여러 포털 검색 서비스를 돌아다니며 중복된 정보를 걸러내느라 고생할 필요 없이 한 자리에서 모두 해결할 수 있도록 ‘인터넷 상의 모든 데이터’를 검색해 준다는 것이다.
문제는 ‘인터넷 상의 모든 데이터’에 각 포털 서비스들이 개별적으로 구축해 놓은 콘텐츠 데이터베이스(DB)까지 포함돼 있다는 점이다. 실제 엠파스의 열린 검색 서비스를 이용해 보면 엠파스 내에 축적된 정보 뿐만 아니라 네이버 다음 야후 등의 DB 내용까지 모조리 검색된다. 중복된 정보는 걸러져 나오기 때문에 보기에 좋다. 결국 사용자 입장에서는 엠파스측이 표방한 ‘편리한 검색’ 서비스가 실현된 셈이다.
경쟁 업체들은 엠파스가 자사 DB를 불법 도용하고 있다고 주장한다. 국내 검색 포털 업체 중 가장 방대한 양의 지식검색 DB를 보유하고 있는 네이버의 경우가 대표적이다. 네이버측은 “인터넷 표준 규약에 따라 (자사 DB에) 검색 금지를 요청하는 표시(태그·tag)를 해놓았는데도 엠파스측이 사전 동의도 없이 마구 검색을 해가는 것은 문제가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네이버측은 엠파스의 지식검색 DB 접근을 막는 한편, 법적 조치도 강구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 네이버 vs 엠파스의 대결
이에 대해 엠파스측은 “인터넷에 공개된 정보는 네티즌의 것”이라는 논리를 편다. 네이버의 지식검색 DB도 네티즌들이 만든 정보이기 때문에 DB를 보유한 업체가 배타적 이용권을 주장할 수 없다는 것이다.
엠파스측은 특히 타 포털에서 검색된 내용을 클릭하면 해당 포털 페이지로 옮겨가는 소위 ‘딥 링크’(deep link) 방식을 도입했다는 점을 강조한다. 타 검색 포털의 방문자를 가로채 오지 않으며, 도리어 엠파스를 이용하던 사용자가 다른 포털로 빠져나가는 위험성을 ‘감수’하고 있다는 주장이다.
열린 검색 논쟁이 엠파스와 네이버간의 대립 구도로 비화하면서 일부 업체들은 엠파스 입장에 ‘은근한 지지’를 보내기도 한다. 네이버가 2002년부터 독자적인 지식검색 DB를 토대로 국내 검색 시장의 1위 자리를 독차지해 온 것에 대한 반발이다. 업계 일각에서는 네이버가 검색 서비스간 질적(기술) 경쟁을 양적 경쟁(DB 용량 경쟁)으로 바꿔 놓았다는 비판도 나온다.
이 때문인지 네이버는 열린 검색 서비스가 일주일째 계속되도록 대응에 나서지 않고 있다. 시장점유율 70%대의 네이버가 7%에 불과한 엠파스에 강경하게 대처하면 ‘강자의 전횡’으로 비칠 가능성도 높다. 업계 관계자는 “열린 검색이 생존에 성공하면 다른 검색 포털들도 줄줄이 같은 모델을 따라갈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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