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제시대 중국 상하이(上海)에서 일본군대 위안부 생활을 하다 광복 직후 미국 군함을 타고 부산으로 집단귀국한 한국인 여성 221명의 명단이 처음 공개됐다.
광복군 잠편지대(暫編支隊)로 편입됐던 한국인 학도병 160여명의 신상명세 부대일지 귀국자명단 등 5건의 기록도 발견됐다.
잠편지대란 광복 후 대한민국 임시정부가 일본군에 징집됐던 한국인 등을 흡수해 신규로 확대ㆍ편성한 광복군 부대를 말한다.
1945년 9월부터 이듬해 3월까지 상하이에서 광복군 주호잠편지대(상하이 주둔 부대) 제3중대장을 지낸 이중(83) 전 고려대 명예교수는 6일 이 같은 역사자료들을 공개했다.
‘귀국인 명단’이라는 제목의 46년 3월4일 귀국선 탑승자 명부에는 광복군 주호잠편지대원과 일제 박해를 피해 중국으로 이주했던 교민 등 한국인 3,374명의 이름 나이 귀향지가 기재돼 있다.
또 광복군 주호잠편지대 제3중대원 160여명의 나이 학력 원적 등을 상세히 기록한 ‘신상조사서’, 3중대 부대일지격인 ‘명령회보’, 부대원들의 생활상과 심경을 글ㆍ그림 등으로 남긴 비망록 ‘불망초’, 부대원과 교민들이 함께 만든 문집 ‘문(門)’ 등 공개문서에 포함돼 있다.
광복군 잠편지대 부대기록의 원본이 공개된 것이 이번이 처음으로 광복 이후 광복군의 실태와 해산과정을 규명하는 데 귀중한 자료가 될 전망이다.
군 위안부 여성 221명의 명단은 A4용지 192쪽 분량의 ‘귀국인 명단’ 말미에 6쪽 분량으로 정리돼 있다. 자료에는 이들이 군 위안부라는 사실이 나타나 있지 않지만 이 전 교수와 정기영(85) 당시 주호잠편지대 제1중대장은 “이들과 함께 귀국선을 탔기 때문에 누군지 안다”며 “잠편지대 간부와 교민들이 ‘귀국인 명단’을 작성할 때 별도로 분류했던 군 위안부 여성들”이라고 확인했다.
이 자료는 그 동안 정부 실태조사로 파악되거나 민간단체 등에 의해 산발적으로 공개된 군 위안부 명단과 거의 중복되지 않는데다 나이와 고향집 주소가 정확히 기재돼 있어 군 위안부 실태 파악에 큰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
박선영 기자 aurevoir@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