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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호주서 반체제인사 납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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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호주서 반체제인사 납치"

입력
2005.06.06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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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주에 정치 망명을 신청한 중국 외교관이 중국 정부가 호주 내 중국 반체제 인사들을 감시ㆍ납치하고 있다고 폭로했다. 그러나 호주 정부는 그의 망명 신청을 거부, 인권 문제로 비화하는 등 파장이 심상치 않다.

시드니 주재 중국총영사관 천용린(37) 정무영사는 4일 시드니에서 개최된 톈안먼(天安門) 사태 16주년 기념 집회에 참석해 “중국 안전부 요원 1,000여명이 호주에서 활동하며 반체제 인사를 납치하고 본국으로 송환하고 있다”고 밝혔다고 로이터, AFP 통신 등이 5일 보도했다.

천 영사는 “나도 호주 내 파룬궁 신도들, 티베트 분리주의자, 민주화 운동 인사 등을 감시하는 업무를 수행했다”고 고백한 뒤 “하지만 반체제 인사들을 암암리에 도우면서 감시 보고를 본국에 하지 않아 귀국할 경우 처벌을 받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중국 총영사관은 성명서를 발표, “천 영사가 호주에 남기 위한 목적으로 사실무근의 완전한 픽션을 날조하고 있다”고 반박했다.

천 영사는 톈안먼 사태 당시 시위에 참가한 전력이 있으며 1991년부터 외교부에 근무 중이다. 그는 시드니 총영사관에서의 4년 임기를 마치고 귀국을 앞두고 있는 상태에서 지난 달 26일 가족과 함께 호주 정부에 정치적 망명을 신청했다가 하루 만에 거부당했다. 알렉산더 다우너 호주 외무장관은 현재 이민국이 천 영사의 보호비자 신청을 심사하고 있으며, 그가 귀국할 경우 박해를 받게 될지를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천 영사의 망명 신청은 호주가 제3위 무역파트너인 중국과 자유무역협정 협상을 진행하는 매우 민감한 시점에 터져 나와, 호주 정부는 매우 신중한 태도를 보이고 있다. 호주의 야당과 노조들은 망명 신청을 거부한 정부에 대해 인권보다 무역 관계를 앞세웠다고 비난했다.

CNN 방송은 호주 정부가 과학기술 기밀을 훔쳐가는 중국과 러시아 스파이 감시를 위한 새로운 방첩기구를 창설했으며, 호주에서 활동 중인 중국 스파이들의 숫자가 지난 10년간 급격히 늘어 러시아 스파이보다 더 많은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고 전했다.

기자 iami@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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