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경부는 2001년 멸종위기에 처한 반달가슴곰 복원을 위해 사육장에서 난 새끼곰 네 마리를 지리산에 방사했다. 그러나 이미 사람과 친해진 ‘장군이’ 등은 야생 적응에 실패해 민가의 양봉 꿀을 훔쳐먹는 등 사고만 치다 지난해 5월 회수됐다. 4개월 후, 러시아에서 들여와 지리산에 방사된 ‘천왕이’ 등 반달가슴곰 6마리는 요즘 어떻게 살고 있을까.
KBS 1TV ‘환경스페셜’은 8일 밤 10시 방송하는 ‘반달가슴곰 복원 프로젝트-곰은 부활하는가’에서 지리산 야생곰으로 거듭나고 있는 ‘천왕이’ 등의 근황을 공개한다.
1차 프로젝트 실패가 남긴 교훈은 ‘사람과 곰이 공존하려면 서로 가까워져서는 안된다’는 것. 이에 따라 복원팀은 방사 전 적응훈련 당시 먹이를 줄 때도 곰 복장을 하는 등 사람과의 접촉을 최소화했다. 그 덕에 보름 만에 훈련을 마치고 지리산 숲으로 들어간 곰들은 스스로 먹이를 구하고 동면굴을 찾아 첫 겨울잠을 자는데 성공했다.
제작진은 올 4월 동면을 끝내고 굴 밖으로 나온 ‘천왕이’ 등이 나무에 올라가 열매나 꽃잎을 따먹는 모습, 개미를 잡고 물을 마시는 모습, 낙엽으로 잠자리를 만드는 모습 등을 카메라에 생생히 담았다.
복원팀은 북한에서 들여와 적응훈련 중인 반달가슴곰 8마리를 비롯해 앞으로 50여 마리를 더 방사해 지리산을 ‘야생곰의 천국’으로 되돌릴 계획이다.
3개 도에 걸쳐있는 총 면적 470만㎢ 규모의 지리산은 숲이 울창하고 먹이가 풍부해 다양한 동식물이 서식한다. 그러나 지나친 개발로 깊은 골짜기까지 사람의 손길이 닿아 야생 생태계 복원에 한계가 있다.
결국 반달가슴곰 복원의 성패는 사람과 곰이 서로 피해 주지 않고 공존하는 길을 찾는 데 달린 셈이다.
제작진은 불곰 500여 마리가 서식하는 일본 홋카이도 시레토코 국립공원을 찾아 그 방안을 모색해본다.
이희정기자 jayle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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