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87년 6월 9일 연세대 재학 중 서울 신촌동 연세대 정문에서 민주화 시위를 벌이다가 경찰이 쏜 최루탄에 맞아 숨진 고(故) 이한열(당시 21세)씨를 기리는 기념관이 9일 개관한다.
기념관은 서울 마포구 노고산동 54-38번지에 지하 1층, 지상 4층, 연건평 100여평 규모로 지난해 6월 공사를 마치고 1년여의 준비 끝에 문을 열게 됐다. 이한열 기념관은 국민모금으로 짓는 개인 기념관으로는 국내 첫 사례다.
기념관 3, 4층에 마련된 전시실에는 이씨의 유년 및 청년 시절 사진과 글 모음이 전시되며, 최루탄에 맞았을 때 입었던 셔츠와 바지, 밑창이 떨어져나간 운동화 등 당시의 긴박한 상황을 고스란히 보여주는 유품도 공개된다. 기념관 입구는 이씨의 어머니 배은심(65)씨와 형제들, 김대중 전 대통령, 노무현 대통령과 386 세대 정치인들이 남긴 추모사가 새겨진 타일로 장식됐다.
기념관 건립은 이씨가 사망할 당시 연세대 총학생회장과 전국대학생대표자협의회 부의장을 지낸 열린우리당 우상호 의원이 주도했다. 이씨 앞에 나온 국가보상금으로 배씨가 마련해 둔 토지에다 연세대 동문과 민주화 인사 등으로부터 4억원 상당의 성금을 모아 기념관을 지을 수 있었다.
66년 전남 화순에서 태어나 진흥고를 거쳐 연세대 경영학과에 입학한 이씨는 87년 당시 최루탄에 머리를 맞고 쓰러져 엿새 만에 신촌세브란스병원에서 숨을 거뒀다. 이씨의 죽음은 노태우 당시 민정당 총재가 대통령 직선제 개헌과 민주화를 약속하는 ‘6ㆍ29선언’을 하게 하는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신기해기자 shinkh@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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