숀 매코맥 신임 국무부 대변인이 3일 오후 첫 정례 브리핑 신고식을 치렀다. 이날 평소 보다 조금 늦게 시작된 정례 브리핑에서 그는 콘돌리사 라이스 국무장관으로부터 소개를 받는 것으로 5년 동안 ‘국무부의 입’역할을 해온 리처드 바우처 전 대변인의 바통을 이어받았다.
그러나 달변으로 기자들의 질문에 유연하게 대처했던 바우처와는 스타일부터 달랐다. 그는 조지 W 부시 정부 출범 이후 줄곧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대변인을 지내면서 쌓은 ‘말을 아끼는’대변인의 명성을 이날도 그대로 드러냈다.
“장관의 말솜씨를 따라가기 어려우니 곧바로 질의응답을 갖겠다”며 출입기자들과의 첫 인사도 생략한 그는 브리핑 내내 맥빠진 답변을 이어갔다.
“부시 대통령은 북한과의 긴장을 낮추려고 하는 것이냐”는 질문에 그는 “정확하게 그가 말한 것 외 대통령의 속뜻을 읽으려고 하지 않을 것”이라고 답했다. “시리아가 시험발사한 미사일이 터키 영토에 들어갔느냐”는 질문에는 “말해 줄 게 없다”고 답했고, 라이스 장관과 스리랑카 외무장관에 회담에 대해서는 “상호 관심사를 논의했다”고만 말했다.
바우처 대변인 시절엔 정규 브리핑이 끝나고 카메라가 치워지면 다소 진전된 내용이 흘려지는 짧은 ‘2차 브리핑’있었다. 이 내용은 ‘정부 고위 관리’의 말로 보도되곤 했다.
그러나 이날 알맹이 없는 답변 속에서도 자리를 뜨지 않고 자리를 지켰던 기자들에게는 “내가 정규 브리핑 때 한 말이 내가 할 수 있는 전부”“아무 정보가 없다”는 말만 되풀이 했다.
워싱턴포스트의 국무부 출입기자인 데이나 뱅크스는 4일자 ‘새 입으로, 말 할 게 더 없어진 미국’이란 제목의 기사에서 “국무부 대변인이 말 한마디 잘못하면 카슈미르나 대만해협에 국제적 사건이 발생하지만 부시 정부는 매코맥이 있는 한 걱정할 게 없다”고 비꼬았다.
워싱턴=김승일특파원 ksi8101@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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