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위안화 절상시기가 오리무중 상태로 빠져드는 가운데, ‘절상 무용론’까지 나오고 있다. 위안화 절상이 당장이라도 단행될 것 같았던 지난달 초와는 전혀 다른 분위기다.
최근 제기되는 논의의 골자는 미국이 경상수지 적자해소를 위해 중국에 위안화 절상압력을 넣고 있지만, 위안화 절상이 경상적자문제의 해결책은 아니라는 것. 세계적 환율 전문가이자 1999년 노벨 경제학상 수상자인 미국 컬럼비아대 로버트 먼델 교수는 지난달말 베이징에서 열린 한 포럼에서 “위안화 절상은 불필요하다”고 주장했다.
먼델 교수는 “위안화가 절상된다고 해서 미국은 무역적자를 해소하지 못하며 오히려 중국의 성장 및 고용악화와 중국에 투자하는 외국인들의 이익감소를 가져올 것”이라며 “중국은 환율변경 대신 세계무역기구(WTO) 의무준수와 시장개방을 확대하는 것이 더 바람직하다”고 주장했다.
아시아개발은행(ADB)도 최근 보고서에서 “중국이 위안화를 10% 절상해도 미국의 경상수지개선은 36억 달러에 불과하다”며 위안화 절상은 미국 경상수지 적자 해결책이 될 수 없음을 강조했다. 얼마 전 앨런 그린스펀 미국 연준 의장도 같은 분석을 내놓았다.
중국 내에서는 ‘부시 행정부가 경제정책의 실패(쌍둥이적자) 책임을 위안화 절상압력으로 전가하고 있다’(인민일보 30일자 논평)는 여론이 갈수록 확산되는 상태. 미국의 압력강도가 높아질수록 중국의 거부반응도 완강해질 수 밖에 없어, 위안화 절상시기는 생각보다 훨씬 더 늦어질 것이란 관측이 점차 우세해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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