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구천재’ 박주영(FC서울)이 없었다면 한국축구는 벼랑 끝에 몰릴 뻔했다. 박주영이 벼랑 끝에 몰린 한국축구를 구해내며 한국축구의 큰 별로 우뚝 섰다.
한국축구국가대표팀은 3일 우즈베키스탄 타슈켄트 파크타코르 스타디움에서 열린 2006독일월드컵 아시아 최종예선 A조 4차전에서 무기력한 플레이 끝에 수비 불안을 드러내며 어려운 경기를 펼쳤으나 종료직전 터진 박주영의 천금 같은 오른발 동점골에 힘입어 1-1로 비겼다. 이로써 한국은 2승1무1패(승점 7)를 기록했다. 한국은 9일 오전 2시45분 쿠웨이트와 운명의 5차전을 갖는다.
박주영의 동점골로 패배를 모면했지만 본프레레호의 창은 무뎠고, 방패는 허술했다. 40도를 오르내리는 폭염과 떡 잔디를 감안하더라도 태극전사들의 플레이는 실망스러운 수준이었다.
한국은 주공격 루트인 측면 돌파에 이은 크로스가 봉쇄당하자 2대1 패스에 의한 중앙돌파로 공격의 활로를 찾으려 했으나 미드필드에서의 잇달은 패스미스로 볼이 문전까지 제대로 배달되지 못해 어려운 경기를 자초했다. 전반 초반 박동혁의 볼키핑 미스로 3,4차례 코너킥의 빌미를 제공한 한국은 아슈르마토프에게 두 차례 위협적인 헤딩슛을 허용, 가슴을 쓸어내려야 했다.
허리 싸움에서 밀린 한국은 전반 24분에야 유상철의 중거리슛으로 포문을 열었지만 약속된 플레이에 의한 작품을 만들지는 못했다. 안정환의 프리킥이 골대를 벗어난 한국은 41분 박주영의 2대1 패스를 받은 차두리가 페널티지역 오른쪽에서 회심의 오른발 슛을 날린 것이 유일한 찬스였다.
한국은 후반 5분 카파제의 백헤딩으로 절체절명의 위기를 맞았지만 이운재의 선방으로 가까스로 실점위기를 모면했다. 박주영의 슛이 오프사이드로 선언당한 한국은 14분 박지성의 슛이 수비수 몸 맞고 골대로 빨려 들어가는 듯 했으나 상대 골키퍼의 펀칭에 걸렸다. 상승세를 타는 듯 했던 한국은 그러나 18분 샤츠키흐가 박동혁을 제치고 GK 이운재가 달려나오는 것을 보고 로빙슛 한 볼이 골네트를 갈라 선제골을 허용했다.
한국은 이동국과 정경호를 안정환, 차두리 대신에 교체 투입, 반격에 나섰으나 굳게 닫힌 우즈베키스탄의 골문은 좀처럼 열리지 않았다. 꺼져 가던 본프레레호의 불꽃을 되살린 것은 킬러 박주영이었다.
박주영은 패색이 짙던 후반 45분 김두현의 슛이 오른쪽 골대를 맞고 튕겨 나온 뒤 정경호가 재차 찔러주자 기다렸다는 듯 강슛, 우즈베키스탄의 골문을 활짝 열어 제꼈다. 박주영은 성인대표팀 데뷔 무대에서 첫 골을 신고하며 한국축구의 대표 킬러로서 확실히 자리매김했다. 한국은 5일 쿠웨이트로 이동, 쿠웨이트와의 5차전을 대비한다.
타슈켄트=박진용기자 deyuh@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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