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라인스케이트 마니아인 황모(28ㆍ여ㆍ서울 영등포구 신길동)씨는 요즘 한강시민공원을 찾을 때마다 살맛이 난다. 지난해까지만 해도 산책나온 시민, 자전거 이용자 등이 뒤엉켜 사고가 날 뻔한 적이 한두 번이 아니었지만, 한강시민공원이 최근 새단장을 하고 있기 때문이다. 인라인스케이트 이용자를 위한 전용트랙과 광장이 만들어지고 자전거 전용도로의 안전성도 높이는 등 한강시민공원이 탈바꿈하고 있다.
“인라인 초보자들도 걱정 마세요”
폭발적인 인라인스케이트 동호인들의 증가에도 불구하고 초보자들이 한강시민공원에서 인라인스케이트를 타기란 쉽지 않았다. 기존 자전거도로를 이용해야 했기 때문에 마라토너, 자전거 이용자들과의 접촉사고가 자주 발생했기 때문.
서울시는 지난해부터 한강시민공원 곳곳에 인라인 전용트랙을 만들고 있다. 녹색 아스콘 포장의 폭 4㎙ 전용트랙은 뚝섬지구(1.3㎞)와 양화지구(1.1㎞)에 깔렸고, 6월중 반포지구(2.3㎞)에도 만들어진다. 내년말까지는 여의도, 잠실, 광나루, 망원, 잠원, 이촌지구에도 20.3㎞에 달하는 인라인전용트랙이 조성된다.
현재 5곳에 조성돼 있는 인라인광장도 내년말까지 여의도, 양화, 잠원지구에 추가로 만들어진다. 인라인광장은 조명시설, 음수대, 화장실 등의 편의시설을 갖춘 것은 물론 고급자들은 X게임 등도 즐길 수 있다.
한편 이달부터 모터보드, 엔진스쿠터 등 안전을 위협하는 원동형 레포츠기구는 인라인 전용트랙이나 자전거 전용도로에서 통행이 금지된다.
자전거 도로 안전도ㆍ주행감 높여
한강시민공원 자전거 전용도로(총연장 80.7㎞)도 노면이 울퉁불퉁하거나 급경사, 급회전으로 시민의 외면을 받아왔던 구간의 안전도를 높이는 공사도 진행중이다. 한남대교 하부, 성수대교 하부 등 모두 11곳으로 이달 중순께 새 모습을 드러낸다. 특히 급경사에 직각으로 꺾여 최악의 코스로 악명이 높았던 노량대교 아래 구간은 도로를 직선화하고 상하행 구간 사이에 방호철책을 설치해 안전도를 높일 계획이다. 또 하수관로 위쪽에 만들어져 100㎙ 간격으로 설치된 철제 맨홀 때문에 주행감이 떨어졌던 강북 구간의 맨홀을 고무 재질로 교체하는 작업도 진행된다.
수영장도 리노베이션
연간 40만명이 찾고 있지만 15년 이상 돼 노후화한 여의도, 잠실, 뚝섬, 망원, 잠원, 광나루 지구 등 6개 야외수영장의 리노베이션도 진행되고 있다.
재래식 화장실이 수세식으로 바뀌었고 냉방화장실도 수영장마다 2개씩 설치됐다. 콘크리트 바닥은 촉감이 좋은 점토블록으로 교체됐고, 풀장 테두리에는 녹색 미끄럼방지 매트가 설치됐다. 습기와 악취로 시민의 원성을 샀던 컨테이너형 샤워실ㆍ탈의실도 채광이 개선된 아치형 탈의실과 실외 샤워실로 바뀐다.
한편 이촌지구 수영장은 시설이 낡아 올 여름부터 폐쇄된다.
권종수 한강시민공원 사업소장은 “지난해 70여건에 달했던 한강시민공원에서의 인라인스케이트와 자전거 충돌사고가 올해 현재까지 8건으로 크게 줄었다”며 “도로구조 개선, 사고예방 안내표지판 설치, 휴식공간 확대 등으로 시민들이 더욱 안전하게 한강시민공원을 이용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이왕구기자 fab4@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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