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맥상태에 빠진 국정을 두고 청와대와 정부, 열린우리당이 연일 말싸움을 벌이고 있다. 당은 정부를 향해, 정부는 당을 상대로 험한 말들이 오간다.
잇단 실정과 실책으로 나라는 방향을 잃고 국민은 지쳐 있는데, 자기들끼리 누가 누구를 탓하고 욕하는 것인지 꼴불견이 아닐 수 없다. 권력투쟁의 기미까지 드러내며 당ㆍ정ㆍ청이 갈라져 삿대질이나 하는 어지러운 모습에서 희망을 찾기란 어렵다.
열린우리당 문희상 의장이 “청와대와 정부가 당의 정체성을 따라오지 못한다”고 하자 이해찬 국무총리는 “당부터 의견을 통일하라”고 반박한다.
김우식 청와대 비서실장은 외부의 비판이 억울하다고 항변하는가 하면 이정우 정책기획위원장은 잘못을 지적하는 여론을 조선시대 훈구파에 빗대 무시하는 태도다. 국정은 곪아가는데, 쇄신과 처방책을 찾을 생각은 않고 고작 반대세력의 공격을 받고 있다는 정파적 발상에서 맴돌고 있는 것이다. 대체 제 정신들인가.
이 총리가 대통령 측근과 사조직의 발호를 경계했더니 측근이라는 의원은 “경거망동”이라고 반격한다. 측근이든 사조직이든 경거망동이든 모두가 정권을 책임진 정부여당 사람들이 해결해야 할 문제들이다. 민심은 당과 정부와 청와대를 구분해 등을 돌린 게 아니다. 여권에서 오가는 이런 말들은 사태가 이 지경으로 온 원인을 스스로 재확인시켜 줄 뿐이다.
노무현 대통령은 국정 쇄신책을 빨리 내 놓아야 한다. 인적 개편이 먼저 있지 않고는 국정난맥을 수습할 수 없다. 가장 가까운 사람부터 문제를 살피는데 주저하지 말아야 한다. 그 것이 책임 있는 자세이고, 국민의 공감을 얻을 수 있는 방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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