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표주박] 폐지업자 무가지 싹쓸이… 유·무죄 '아리송'

○…무료신문이라도 한꺼번에 많이 가져가면 절도죄?

서울 영등포경찰서는 3일 오전 4시30분께 서울 영등포역 남측 대합실 입구에서 배포용으로 놓여 있던 A무료신문 300부를 한꺼번에 가져간 폐지수집상 정모(64)씨를 절도 혐의로 불구속 입건했다. 경찰은 “비록 아무나 가져갈 수 있는 무료신문이지만 정씨는 혼자서 대량으로 가져갔고 폐지로 판매할 의도가 명백했기 때문에 절도죄가 성립된다”고 밝혔다.

하지만 송정섭 변호사(법률사무소 대원)는 “법률상 절도란 ‘타인이 소유권을 가진 물건을 소유자의 의사에 반해서 점유를 침탈하는 행위’인데 무료신문은 불특정 다수를 상대로 무상 증여하려는 의사가 있는 것이므로 정씨가 소유자의 의사에 반해 무료신문을 가져 갔다고 볼 수 없다”며 “정씨의 행위를 절도죄로 묻기는 곤란해 보인다”고 말했다.

이현정 기자 agada20@hk.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