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 생활 수기 우수상 수상자 양정숙(梁貞淑)씨는 한동안 말이 없었다. 수상의 기쁨도 잠깐, 가난 때문에 초등학교 밖에 못 나온 자신의 학력이 알려지면 사회 생활하는 남편에게 누가 되지는 않을 까란 걱정으로 밤잠을 설쳤다는 첫 마디였다. 얼굴에는 여전히 그늘이 드리워져 있었다.
“남편은 축하한다며 격려해 줬지만 전 알거든요. 항상 본인보다는 제 입장을 먼저 생각해 주는 사람이란 걸…정말 기대도 안 했던 상이라서 너무나 기쁜데 남편한테 미안한 마음 또한 참 크네요.” 주부들을 위한 정규 중학 과정을 마치고, 같은 프로그램중의 일성여고 1학년 과정에 재학중인 양정숙씨의 목표는 대학 입학이다. “영문과에 진학하고 싶어요. 영어 선생님이 되고 싶다면 너무 꿈이 큰 것 이겠지요? 내 나이가 50인데…, 그래도 대학은 꼭 들어 갈 겁니다. ”
그는 학교 이야기가 나오자 표정이 밝아졌다. 말수가 적었던 그는 학교를 다닌 후부터 수다쟁이가 됐다. “학교에서 돌아오면 남편과 아들에게 학교에서 있었던 재미난 일을 말해주는 게 생활의 일과처럼 돼 버렸어요. 같이 깔깔거리며 웃지요.”
늦깎이 여학생들의 생활은 여느 여고생들과 다를 바가 없다. 쉬는 시간마다 조잘 조잘 떠들고 2교시가 끝나면 밥을 까먹고 공부보다는 노는데 관심이 많은 학생, 이른바 ‘깻잎’도 있다. “너무 웃기죠? 딱 17, 18살 여고생 교실이에요. 학교 가는 게 생활의 활력소랍니다.”
양정숙씨는 멋진 대학생을 꿈꾸며 오늘도 더 열심히 살겠다고 다짐했다. 또, 그는 수기 공모 기회를 마련해 준 학교 선생님들에게 감사하다는 말도 빼놓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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