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음의 9연전’이 시작됐다.
프로야구가 4일부터 12일까지 하루도 쉬지 않고 연일 경기를 치르는 강행군에 들어간다. 원래 월요일은 이동일로 경기가 없지만 한국야구위원회(KBO)가 현충일(6일 월요일)이 낀 3일간의 황금연휴를 관중 동원을 위한 호기로 판단해 경기 일정을 조정한 탓이다.
이번 9연전은 중반기 순위 싸움의 최대 고비. 8개 구단은 이미 9연전을 겨냥해 선발 로테이션을 조정하는 등 총력전을 예고하고 있다. 6연전에 익숙한 터에 자칫 연패라도 당해 순위 싸움에서 밀리면 곧 닥쳐올 무더위 변수까지 더해져 그 후유증에서 벗어나기가 쉽지 않을 전망이다.
1위 굳히기에 나선 삼성과 꼴찌를 탈출해 본격적으로 중위권 도약을 노리는 기아의 광주 3연전(4~6일)이 흥미롭다. 삼성의 올 시즌 기아전 성적은 6전 전승. ‘손쉬운’ 기아를 상대로 승수를 쌓아 9연전을 느긋하게 시작한다는 전략.
7위 기아는 5할이 넘는 최근 10경기(6승4패) 성적표를 만지작거리며 6연패의 설욕을 벼른다. 마해영이 연일 불방망이를 휘두르고 있는데다 지난달 31일 광주 LG전에서 거둔 연장 11회 극적인 역전승으로 팀 사기도 하늘을 찌른다.
3강 중 두산과 롯데의 활약도 관심사. 두산 김경문 감독은 최소 5승4패를 거둬 2위를 지킨다는 목표. 3.5게임차로 앞서 있는 삼성과의 대구 3연전(7~9일)이 가장 껄끄럽다. 3위 롯데는 숨쉴 틈 없는 이동 거리가 부담이다. 수원-부산-인천. 최악의 일정이다. 원투펀치 손민한(8승)-이용훈(5승)을 2차례씩 등판시킬 수 있는 것이 다행이다.
수원-잠실-수원 ‘지하철 9연전’을 펼치는 현대와 잠실 홈 6연전 뒤 차로 2시간도 안 걸리는 대전으로 이동하는 LG는 상대적으로 이동 거리의 부담이 적다.
김일환 기자 kevi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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