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장환경이 각자 다른 학생들이 한 교실에서 어울리며 서로의 경험을 공유할 때 창의적인 아이디어도 생겨납니다.”
서울대 정운찬 총장이 2일 오후 강원 홍천여고에서 열린 ‘총장과 고교생과의 대화’에서 “올해 입시에서 처음 도입된 지역균형선발제는 서울대와 학생 모두에게 도움이 될 수 있는 윈-윈(win-win) 게임”이라며 “지방 학생인 여러분이 이 제도를 통해 보다 많이 서울대의 문을 두드리기 바란다”고 말했다.
이날 행사는 교육 환경이 상대적으로 열악한 군 지역에 총장이 직접 방문해 학생들에게 미래에 대한 비전을 제시하고 학업의욕을 고취한다는 취지에 따라 계획됐으며, 인근 춘천과 원주 지역 등을 포함해 강원 지역 40여개 고교 학생과 교사 500여명이 참여했다. 정 총장은 지역균형선발제의 도입 취지에 대해 자신의 경험담을 토대로 설명했다.
그는 “서울대 입학당시 경기고 동창생이 17명이나 됐지만 나에게 지적 자극을 준 친구들은 그간 내가 경험하지 못한 삶을 살아온 다른 학교나 지방 출신 친구들이었다”며 “그런데 현재 서울대 신입생 중 수도권 학생이 60~70%에 이르는 등 지역에 따른 교육불균형 현상이 심각한 수준에 달하고 있어 형평성 차원은 물론 전체 학생들의 교육을 위해서라도 지방 학생들에게 더 많은 입학기회가 필요하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그는 또 최근의 의학전문대학원 전환 논란과 관련, “전문대학원 문제는 전적으로 단과대의 의견을 존중할 것이며 로스쿨 등 전문대학원 도입은 의료, 법률 등 대부분의 서비스 시장이 개방되는 현 추세에서 외국 인력들과 경쟁하기 위해서는 어쩔 수 없는 선택”이라고 말했다.
정 총장은 1시간여 동안 주로 지역균형선발제 등 2006학년도 입학전형에 대한 설명에 치중했으며 강연 이후 30여분간 학생들과 질의 응답시간을 가졌다. 참가 학생들과 정 총장은 지역균형선발제를 포함해 장학금 기숙사 유학 연수 등 학교 운영에 대한 폭 넓은 대화를 나눴다.
한편 이날 행사에는 홍천여고 졸업생으로 지역균형선발을 통해 서울대 경영학과에 입학한 조혜원(19)양이 참여해 자신의 대입 준비방법 등을 전수해 학생들의 많은 관심을 끌었다.
조양은 “특목고나 자립형 사립고보다 내신에 유리할 것이라고 생각해 지역 고교에 진학했다”며 “지역균형선발과 수시모집 전형을 잘 활용하면 학교 수업에만 충실해도 지방에서도 얼마든지 명문대에 진학할 수 있는 길은 열려있다”고 강조했다.
정 총장은 지난해에도 서울, 부산, 광주 등 전국 5대도시의 대형 컨벤션 센터 등에서 입시설명회를 가진 바 있으나 교육환경이 상대적으로 열악한 군 지역 또는 특정고교를 방문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서울대의 입시설명회는 이날 홍천여고를 시작으로 8일까지 경북 예천여고, 전북 고창북고 등에서 열린다.
전성철 기자 foryou@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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