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경비정이 일본 순시정보다 신풍호를 2분 먼저 잡았기 때문에 큰 소리를 칠 수 있었던 겁니다.”
2분만 늦었더라면 상황은 판이하게 달라질 뻔했다. 신풍호가 일본 순시선에 쫓기는 긴박한 순간 상황을 책임졌던 울산해경 박상열(40ㆍ경위) 상황실장은 “신고를 받고 출동한 우리 경비정이 일본 순시정보다 먼저 신풍호를 검거한 것이 협상을 유리하게 이끈 첫 단추”라고 말했다. 한ㆍ일 경비정 이틀간 동해 대치라는 초유의 사태를 발단부터 지켜보았던 박 실장이 2일 자신의 소회를 털어놓았다.
박 실장이 부산해경으로부터 첫 신고를 접한 것은 1일 0시 19분. 그는 1분 뒤 인근 해역에서 순찰중이던 울산해경 소속 251함정을 급파했다. 그는 “우리 어선과 빨리 교신하라. 일본 순시정이 쫓고 있으니 1초라도 먼저 현장을 장악하라”고 지시했다.
이어 일본순시정 요원 2명을 태운 채 한국 EEZ 쪽으로 쫓겨 도망 온 신풍호가 항로를 찾지 못하자 신풍호와 251함정의 상봉 지점을 알려주었다. 박 실장은 “신풍호를 ?던 일본 순시정이 한때 우리 영해 진입 허가를 요청하는 등 미묘한 상황이 벌어지기도 했다”며 “외교 문제를 고려해 그들을 공해상인 우리 EEZ에서 만나도록 유도했다”고 설명했다.
251함정은 1시 55분 신풍호와 조우했고, 신풍호 좌현에 밧줄을 던져 함정에 붙였다. 밧줄의 매듭을 묶는 순간 일본 순시정이 다가와 신풍호 우현에 배를 댔다. 불과 2분의 차이였다. 한국 경비정과 일본 순시정의 대치는 이때부터 시작됐다.
박 실장은 “사정이 어떻든 우리가 먼저 우리의 배를 장악하는 것이 한국 해경의 의무”라며 “2분 차이지만 일본보다 먼저 검거했기 때문에 우리의 사법권 관할을 주장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울산=목상균기자 sgmok@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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