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배타적경제수역(EEZ)에 있다 일본 순시정에 적발된 우리 어선이 일본 해상보안청 보안관 2명을 태우고 우리 EEZ로 넘어와 한국과 일본의 해양경비정이 해상에서 사법권 관할을 따지며 하루 종일 대치하는 초유의 상황이 벌어졌다.
1일 울산해양경찰서에 따르면 이날 오전 2시께부터 해경 경비정 4척과 일본 순시정 3척이 한국 EEZ이자 공해상인 울산 울주군 간절곶 동방 16마일(28.8㎞) 해상에서 통영선적 장어잡이 통발어선 ‘502신풍호’(77톤급)가 일본 EEZ에서 조업을 했는지 여부 등을 따지며 실랑이를 벌였다.
양측 경비정과 순시정은 이날 오후에는 한국 6척, 일본 7척으로 각각 수를 늘여 위력시위 양상을 빚었다.
이날 사태는 31일 오후 11시28분께 일본 순시정들이 부산 기장군 대변항 동방 27마일 일본 EEZ 해상에서 신풍호를 발견해 나포하려 하자 신풍호가 우리 해역으로 달아나면서 일어났다.
일본측 요원 2명은 신풍호 나포를 시도하다 바다에 빠져 동료들에게 구조되기도 했다. 일본 요원들은 이 과정에서 신풍호 조타실의 창문을 깨고 침입했고 갑판장 황씨의 머리 등에 타박상을 입혔다.
신풍호는 우리 EEZ로 넘어와 1일 오전 2시께 해경 경비정에 검거됐으며 당시 배에는 선장 정모(38)씨와 갑판장 황모(39)씨 등 10명이 타고 있었다.
황씨는 해경에 의해 울산으로 옮겨져 치료를 받고 있다. 해경은 이날 오후 5시께 신풍호에 타고 있던 선장 정씨 등 9명 전원을 우리측 경비함에 옮겨 신병을 확보했다.
현장에 급파된 김승수 울산해경 서장은 선장 정씨 등과 함께 1,500톤급 우리 해경 경비함에서 일본 해상보안청 관계자들과 진상 조사 및 타협에 나섰으나 양측 주장이 완고히 맞서 오후 10시 현재까지 협의가 계속되고 있다.
해경은 신풍호가 일본 해역에서 조업한 사실에 대한 명백한 증거가 없으면 처벌할 수 없다는 사실을 일본측에 주지시키는 한편 신풍호 조타실 파손과 선원 폭행 등에 대해 강력히 항의했다.
울산=목상균 기자 sgmok@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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