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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딥 스로트 공개는 돈 때문”

입력
2005.06.02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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워터게이트 스캔들의 ‘딥 스로트’(deep thoratㆍ익명의 정보 제공자)인 마크 펠트 전 연방수사국(FBI) 부국장이 30여년 만에 정체를 드러낸 것은 돈 때문이라고 뉴욕타임스가 2일 보도했다.

뉴욕타임스에 따르면 펠트는 대중잡지인 배니티 페어와 인터뷰를 갖기 전에 워싱턴포스트의 밥 우드워드 부국장과 여러 차례 접촉을 가졌다. 우드워드는 특종으로 독보적인 언론인이 됐고, 또한 책 출간 등으로 백만장자가 됐다. 펠트의 가족들은 우드워드에게 보상을 원했지만, 합의에 실패한 것으로 보인다고 뉴욕타임스는 말했다.

가족들은 책을 공동 출간해 수익금을 나눠 가지자는 제안도 했다. 그러나 우드워드는 거절했다. 펠트는 배니티 페어와 계약을 체결하기 전에도 피플 매거진 등 잡지와 하퍼콜린스 등 몇몇 출판사에 경험담을 털어놓는 대가로 돈을 요구한 것으로 드러났다. 가족들은 우드워드에게 많은 도움을 주었지만 돌아온 것은 아무것도 없다고 생각하고 있다.

펠트의 딸인 조앤은 “밥 우드워드가 모든 영예를 다 얻겠지만 우리도 최소한 아이들 교육비에 필요한 돈을 벌 수 있지 않겠느냐”라고 실토했다.

우드워드의 직책은 워싱턴포스트 편집국 부국장이지만 회사로부터 유례없는 특혜를 받고 있다. 그는 최근에도 9.11테러의 막후, 앨고어의 불법모금 등 엄청난 특종을 터뜨렸다.

우드워드는 포스트에 기사를 쓰고는 곧바로 휴가를 얻어 자신의 책을 쓰고 돈을 번다. 현재도 12개월째 집필활동에 전념하고 있다. 하지만 이제 그의 책은 펠트 가족이 펴낼 책과 치열한 경쟁을 하게 됐다. 펠트의 자서전은 이르면 7월 중 출간된다. 펠트는 배니티 페어로부터는 많은 돈을 받지 못했지만, 출판사로부터는 선금만 100만달러를 받을 것으로 보인다.

워터게이트 특종의 막후가 밝혀지면서 미국 정계와 언론계에서 익명 소식통을 인용한 보도의 정당성 논란이 다시 불붙고 있다. 익명 보도가 권력의 비리를 파헤치는 보도를 보장하는 측면이 있지만, 언론이 취재원의 개인적인 목적으로 이용되는 경우도 많기 때문이다.

우드워드는 2일 “워터게이트처럼 다이내믹한 속보경쟁이 벌어질 때는, 취재원이 왜 나에게 정보를 제공하는 지 생각할 여유가 없다”면서 “닉슨이 사임한 이후에야 펠트가 왜 비밀규정을 어기면서 정보를 흘렸는지 생각하게 됐다”고 말했다.

일부 시민들은 펠트가 정부 비리를 친밀한 언론에 흘리기 보다는 특별조사위원회에 관련 자료를 제공하는 게 옳았다는 반응을 보였다.

홍석우기자 musehong@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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