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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 국정원장 발표 내주로 연기된 까닭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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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 국정원장 발표 내주로 연기된 까닭은

입력
2005.06.02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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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영구 국정원장의 후임 인선 발표가 예상보다 늦어지자 그 배경을 두고 이런 저런 얘기들이 나오고 있다. 청와대는 금주 중에 권진호 국가안보보좌관을 후임 국정원장 내정자로 발표할 방침이었으나 내정자 확정을 내주로 늦춰지면서 인사 흐름이 바뀌는 것 아니냐는 성급한 관측들마저 제기됐다.

김만수 청와대 대변인은 2일 인사추천회의가 끝난 뒤 “국정원장은 인사청문회 대상이기 때문에 보다 면밀한 검토가 필요하다는 판단에 따라 내정자 발표까지 조금 더 시간이 걸릴 것”이라며 “내주 중 후임자를 발표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청와대 관계자들은 그러나 “권 보좌관이 유력한 국정원장 후보로 검토되는 데는 변함이 없다”며 ‘권진호 국정원장 카드’를 고수했다.

그럼에도 뭔가 미묘한 기류는 엿보인다. 전날까지 청와대는 “권 보좌관이 국정원장에 유력하다고 써도 좋다”고 말했기 때문에 발표가 늦어진 데 대한 뒷말이 나오는 것은 당연했다. 더욱이 열린우리당 일부 의원들이 간접적 경로로 청와대에 권진호 카드에 대한 부정적 입장을 전달한 것을 전해졌다.

이들은 “북한 핵문제와 한미동맹 문제를 적극적으로 풀고 대통령의 집권 후반기를 제대로 뒷받침할 수 있는 정치적 역량을 갖춘 인사가 국정원장을 맡아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또 일각에서는 권 보좌관의 신상을 둘러싼 ‘약점’들을 흘리기도 했다.

일각에서는 “핵심 의원들이 문재인 청와대 민정수석에 전화를 걸어 권 보좌관의 문제점을 지적했다”는 소문도 흘러나왔다. 그러나 이 소문은 사실이 아닌 것으로 밝혀졌다. 문재인 청와대 민정수석은 “열린우리당의 어느 의원으로부터도 그런 전화를 받은 바가 없다”며 “발표를 늦춘 것은 인사청문회 대상이라 신중을 기하려는 차원”이라고 설명했다. 여당 일각에서는 “권 보좌관 아들의 병역 문제 등도 검증해야 한다”고 말했으나 청와대 관계자는 “권 보좌관 아들은 현역으로 군대에 갔다 온 것으로 확인됐다”고 일축했다.

청와대측은 “권 보좌관은 정보사령관과 국정원 1차장을 거쳤기 때문에 해외ㆍ경제 정보 수집 능력을 강화하는 임무도 잘 수행할 수 있을 것”이라고 변호했다. 일단 ‘권진호 국정원장’ 카드에 변화가 있을만한 징후는 없다는 것이다. 오히려 청와대나 국정원 주변에서는 “여당이 과거와 달리 국정원 정보를 제대로 받지 못하기 때문에 내년 지방선거를 앞두고 자신들과 가까운 사람을 국정원장 후보로 추천하려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김광덕 기자 kdkim@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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