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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넘겨라" "못넘긴다" 일촉즉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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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넘겨라" "못넘긴다" 일촉즉발

입력
2005.06.0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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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해경 경비정 4척과 일본 순시정 3척이 일본 EEZ침범 혐의를 가진 한국어선(502신풍호)을 서로 데려가기 위해 장시간 대치하고 있다. 1일 울산 울주군 간절곶 앞 16마일(28.8㎞) 해상은 한국 EEZ(배타적경제수역)로 한일간 EEZ경계 수역에서 한국 EEZ안으로 18마일(32.4㎞)이나 들어와 있는 지점. 하지만 이 곳은 우리 해안에서 12마일까지로 정해져 있는 한국 영해가 아닌 공해상으로 어느 나라 국적의 선박도 자유롭게 다닐 수 있는 곳이다.

한일 경비정 출동ㆍ대치

양국 경비정이 대치를 시작한지 14시간을 넘긴 이날 오후 4시 현재 한국 해경 경비정들과 일본 순시정들은 문제의 통영선적 장어잡이 통발어선 ‘502 신풍호’를 가운데 두고 해상에서 서로 밧줄로 묶여 있는 상태다.

신풍호의 좌현에는 울산해경 소속 250톤급 251함과 부산해경 소속 1,500톤급 1503호, 울산해경 250톤급 307함이 여러 개의 밧줄로 차례로 묶은 상태에서 해상 계류된 상황. 반면 신풍호 우현에는 150톤급 일본 순시정 3척이 차례로 신풍호를 밧줄로 묶어 계류한 상태로 배 7척이 옆으로 나란히 묶여져 있다. 그 외에 울산해경 소속 300톤급 300함은 만일의 사태에 대비해 이들 선박 주변을 돌며 경계를 서고 있다.

하지만 이들 선박이 대치하고 있는 해역은 높이 1.5~2㎙의 파도가 이는 등 기상이 악화하고 있으며, 지금처럼 선박이 해상에서 계류 중일 경우 4~5㎙의 파고 속에서 운항하는 것보다도 안전성 면에서는 더 위험한 것으로 알려졌다.

EEZ 침범과 폭행

배의 키를 잡고 항해를 맡았던 갑판장 황모(39)씨에 따르면 이날 0시가 조금 넘은 시간대에 갑자기 일본 순시정이 환한 불빛을 비추며 나타나 “정지하라”고 방송했다. 이에 신풍호가 울산항 쪽으로 항해를 계속하자 순시정은 계속 쫓아와 배 옆으로 붙이고는 일본 요원 2명이 올라타 “배를 세우라”고 요구했다.

이들은 선장 정모(40)씨와 황씨를 봉과 헬멧 등으로 5~10분간 온몸을 마구 때렸으며, 황씨가 비상벨을 눌러 선실에서 자고 있던 선원 8명이 갑판으로 올라온 뒤에야 구타가 멈췄다. 선원들과 일본 요원들이 실랑이를 벌이던 중 선장 정씨는 인근 선박에 “해경에 신고해달라”고 요청했고 1시간여 만에 우리 해경경비함이 현장에 도착했다.

울산의 한 병원으로 후송돼 치료를 받고 있는 황씨는 “잠시 졸음에 빠진 사이 일본 EEZ를 넘었는지는 모르겠으나 무슨 중죄를 지었다고 일본 요원들이 그렇게 우리 선원에게 무자비한 폭행을 가할 수 있느냐”고 분개했다.

한편 지난해 5월24일 통영선적 장어통발어선 풍운호가 일본 EEZ침범, 불법 조업을 한 상황에서 일본 순시정이 나포를 위해 추격 중 고무탄을 발사하는 등 과잉대응, 분쟁이 발생하자 한국 해경청장과 일본 해상보안청 장관이 참석한 ‘한일 해상치안 기관장회의’를 갖고 향후 유사 사례 발생시 상대국에 통보, 처리토록 양국간 우호적 공조를 약속한 사실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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