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 세기 동안 부산 도심 한복판에 자리잡아 도시 발전을 가로막아온 미 하야리아 부대가 내년 8월15일에 완전 폐쇄된다. 허남식 부산시장은 1일 기자회견을 갖고 “한·미 양국 정부는 하야리아 부대를 내년 6월까지 정리한 뒤 8월15일에 완전히 폐쇄하고 부지를 우리 정부에 반환하기로 했다”고 발표했다.
주한미군 사령부도 이날 주한미군기지 통폐합을 위해 한미 간에 체결한‘연합토지관리계획(LPP)’에 따라 하야리아 부대를 폐쇄키로 합의했다고 밝혔다. 하야리아부대가 차지하고 있던 16만여평의 부지는 국방부로 반환되며, 부대의 주요 기능과 부대원들의 생활지원 시설은 대구의 캠프 캐롤 등 인근 기지로 옮겨진다.
하야리아부대는 주한미군 재편계획에 따라 당초 2011년까지 부산외곽으로 이전할 예정이었으나 이전 시기가 2007년으로 한차례 앞당겨진데 이어 최근 부대 이전에따른 비용조달 문제 등으로 폐쇄로 급선회한 것이다.하야리아 부대 폐쇄에 따라 부산시가 추진해 온 시민공원화 사업이 한층 탄력을 받을 전망이다.
허남식 시장은 이날 회견에서 “400만 시민의 숙원인 하야리아부대 공원 조성사업이 이제야 현실로 다가왔다”며“내년 6월까지 설계를 마치고 2007년부터 2009년까지 800억원을 들여 부산을 상징하는 세계적 수준의 시민공원을 만들겠다”고 밝혔다.
부산 최대 도심인 서면 인근의 부산진구 연지동 일대 16만평에 자리잡은 하야리아 부대는 도로개설에 지장을 주는등 도시 발전을 가로막아 시민단체 등이 그간 줄기차게 이전이나 폐쇄를 요구해왔다. 허 시장은 공원 조성의 관건인 부지 무상양여 문제에 대해서는 “당초불가입장을 취했던 정부도 부산시의 요구를 긍정적으로 검토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부대 폐쇄 방침에 대해 부산 시민들도 크게 환영하는 분위기다. ‘하야리아 부대 시민공원 조성범시민운동본부’ 허운영 운영위원장은 “예정대로 반환되게 된 것을 환영한다”며“기지 반환 전 부대 내 환경오염 문제 등에 대한 철저한 사전점검이 이뤄져야 한다”고 말했다.
부산시는 부대 이전이 본격 추진되던 지난해 8월19일 이 부지를 대표적인 시민공원으로 조성키로 하고 전체 부지 가운데 8만8,000평은 근린공원으로, 나머지 7만2,000평은 공공용지로 각각 결정했다.
최근에는 인근 부전역세권과 연계해 ▦세계 최고 높이의 전망타워 등을 갖춘 상징공간 ▦세계인의 공간 등을 갖춘 번영공간 ▦문화광장등3개구역으로 개발하는 기본계획안까지 마련하고 설계에 착수했다.
부산=박상준기자 sjpark@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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