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수역에서 불법조업을 한 혐의로 한국 어선을 나포해 가겠다”, “한국해경 관할구역에서 검거했기 때문에 우리가 처리하겠다.”
일본 EEZ(배타적 경제수역)에서 조업하다 일본 순시정에 적발된 우리 어선이 일본 해상보안청 보안관 2명을 태우고 우리 EEZ로 도주, 한국과 일본의 해양경비정이 해상에서 사법권 관할을 따지며 하루 종일 대치하는 초유의 상황이 벌어졌다. ◆관련기사 8면
1일 울산해양경찰서에 따르면 이날 오전 2시께부터 해경 경비정 4척과 일본 순시정 3척이 한국 EEZ구역이자 공해상인 울산 울주군 간절곶 동방 16마일(28.8㎞)해상에서 통영선적 장어잡이 통발어선 ‘502 신풍호(77톤급)’가 일본 EEZ에서 불법조업을 했는지의 여부 등을 따지며 실랑이를 벌이고 있다.
이에 앞서 31일 오후 11시28분께 일본 순시정들은 부산 기장군 대변항 동방 27마일 해상에서 조업을 하던 신풍호에 대해 “일본 EEZ를 3마일 침범, 불법 조업을 했다”며 정선명령을 내리며 나포하려 하자 신풍호는 우리 해역으로 달아났으며, 1일 오전 2시께 울산 간절곶 해상에서 우리 해경 경비정에 검거됐다.
특히 일본측이 선장 등 선원 10명이 탄 신풍호에 대해 나포를 시도하는 과정에서 일본 순시정 요원 4명이 신풍호에 강제 탑승하려다 2명이 물에 빠졌다가 일본 요원들에게 구조되기도 했다.
또 일본 요원 2명이 신풍호 조타실의 창문을 깨고 조타실로 침입하면서 신풍호 선원 황모(39)씨의 머리 등에 타박상을 입혀 황씨가 울산시내 병원으로 후송, 치료중이다.
해경은 신풍호가 일본 해역에서 불법 조업한 사실에 대한 명백한 증거가 없으면 처벌할 수 없다는 사실을 일본 순시정에 주지시키는 한편 조타실 파손 문제와 선원 폭행 문제에 대해 강력 항의했다.
해경은 또 신풍호가 우리 EEZ해역에서 우리 해경에 검거된 만큼 한일간 선린외교 차원에서 신풍호의 법 위반 혐의(일본 순시요원에 대한 공무집행 방해 등)에 대한 충분한 조사를 벌인 뒤 우리가 처벌하겠다며 일본 순시정이 돌아갈 것을 요청했으나 일본측은 “신풍호를 일본으로 나포해야겠다”며 강하게 버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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