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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 "공자가 탄식" 비판

입력
2005.06.0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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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회에서 ‘공자 말씀’을 인용해 야스쿠니(靖國)신사 참배를 정당화했던 고이즈미 준이치로(小泉純一郞) 일본 총리가 톡톡히 망신을 당하고 있다.

고이즈미 총리는 지난달 16일 일본 중의원 예산위원회에서 자신의 야스쿠니 참배에 대한 비판이 쏟아지자 격앙된 목소리로 반론을 폈다. 고이즈미 총리는 “A급 전범에 대한 이야기가 나오고 있는데, ‘죄는 미워하더라도 사람은 미워하지 말라’(憎罪不憎人)는 중국의 공자 말씀이 있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중국 공산당 기관지 런민르바오(人民日報)는 5월 31일자에서 “고이즈미 총리가 논어를 단편적으로 인용해 공자를 왜곡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 신문은 “인용문은 전후 맥락으로 볼 때 ‘가벼운 잘못을 한 사람은 용서해야 한다. 노인과 약자는 처벌해서는 안 된다’는 뜻”이라며 A급 전범은 결코 용서할 만 한 자들이 아니라고 강조했다.

일본의 원로 중국문학자 잇카이 도모요시(一海知義)씨도 이날자 아사히(朝日)신문 기고에서 “50여년간 중국 고전을 공부해 왔지만 공자가 그런 말을 했다는 것은 알지 못한다”며 고이즈미 총리가 인용한 구절은 공자 말씀이 아니라고 지적했다.

‘죄는 미워도…’는 공자의 후손들이 편찬한 책에서 유래한 말로 공자가 직접 한 말은 아니라는 게 정설이라는 것이다. 잇카이씨는 또 “고이즈미 총리는 눈 앞에서 일본군에게 부모가 살해당하는 참극을 목격한 중국 사람들에게 ‘죄는 미워도…’라고 설교한 셈이 됐다”며 주객이 완전히 전도됐다고 강조했다.

이에 앞서 아사히 신문은 지난달 17일자에서 ‘공자가 탄식하고 있지 않겠는가’라는 제목의 사설로 공자 논쟁을 촉발했었다. 사설은 논어에 나오는 ‘잘못하고도 고치지 않는 것이야말로 잘못’(不而不改 是謂過矣)이라는 진짜 공자말씀을 인용해 고이즈미 총리를 꼬집었다.

도쿄=김철훈특파원 chkim@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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