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토로라와 삼성전자가 국내 시장에서 ‘초슬림폰’ 경쟁을 벌인다. 두께 2㎝ 미만의 초슬림 디자인은 최근 이동형 정보기술(IT) 기기의 세계적 트랜드. 특히 패션에 민감한 여피족들의 호응이 높아 프리미엄 휴대폰 시장을 잠식해가고 있다. 모토로라가 두께 1.45㎝짜리 휴대폰을 선보이자 삼성전자도 유사한 개념의 신제품을 내놓고 국내 시장 수성에 나섰다.
모토로라코리아는 1일 서울 소공동 웨스틴 조선호텔에서 신제품 발표회를 갖고 ‘레이저폰’(RAZR·MS500)의 한국 출시를 선언했다. 레이저폰은 모토로라가 전 세계 프리미엄 휴대폰 시장을 겨냥해 개발한 전략 제품이다.
면도날(razor)을 떠올리게 하는 제품명처럼 단순 명쾌한 금속 외형과 폴더를 닫았을 때 1.45㎝에 불과한 날씬한 옆 모습이 특징. 지난해 7월 첫 공개된 이후 유럽과 미주 시장에서 선풍적인 인기를 끌고 있다.
모토로라 관계자는 “외형만 예쁜 것이 아니라 10배 디지털 줌 기능의 130만화소 카메라와 MP3 플레이어, 128MB의 내장 메모리를 장착하는 등 호화 사양을 갖춰 다기능 컨버전스 휴대폰은 덩치가 크다는 상식을 깼다”고 밝혔다. 모토로라코리아는 이번 주부터 SK텔레콤을 통해 판매할 계획이다. 예정 가격은 50만원대 후반.
이에 맞서 삼성전자도 초슬림폰 신제품을 내놨다. 삼성전자가 같은 날 발표한 ‘블루투스 초슬림폰’(SCH-V740)은 레이저폰과 동일한 1.45㎝의 두께, 98g의 무게를 자랑한다. 다만 알루미늄 합금을 사용한 레이저폰과는 다른 재질을 사용해 질감에서 차이가 있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130만화소 카메라, MP3 플레이어 기능은 물론 레이저폰에 없는 블루투스 근거리 통신기능과 위성위치확인시스템(GPS), 각종 문서파일 보기, 이동식 디스크 기능 등이 있어 사양면에서 한 수 위”라고 주장했다. SK텔레콤을 통해 다음주부터 판매되며, 가격은 60만원대다.
삼성전자가 모토로라와 동시에 초슬림폰 신제품을 선보이면서 ‘물타기’ 논란도 일고 있다. 마이크 테틀만 모토로라 모바일 사업부 사장은 “삼성전자 신제품은 레이저와 유사한 면이 많지만, 모토로라 레이저가 오리지널임은 누가 봐도 확실하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삼성전자측은 “블루투스 초슬림폰은 레이저 제품의 출시와 관계 없이 기획·개발 된 것이며 제조 기술도 독자적인 것”이라고 반박했다.
정철환기자 plomat@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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