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수침체 장기화와 정부의 잇따른 부동산시장 안정대책으로 올들어 모처럼 활기를 되찾았던 분양시장에 양극화 현상이 두드러지고 있다.
당첨만 되면 상당한 시세차익이 기대되는 서울 상암과 인천 송도, 경기 용인 등 특급 거주지로 꼽히는 지역은 높은 분양가에도 불구하고 1순위에서 청약이 마감되는 반면 비인기 지역 아파트는 순위내 대거 미분양이 발생, 수도권 미분양 아파트가 5개월 만에 다시 증가세로 돌아섰다.
1일 업계에 따르면 지난달 30일 서울 지역 1순위를 대상으로 청약접수를 받은 마포구 상암지구 4단지 아파트의 경우 40평형(전용면적 32평) 156가구 모집에 7,728명이 신청해 49.5대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이는 지난해 8월 분양한 5,6단지 청약경쟁률(평균 11.9대1)보다 높은 수준이다.
4단지는 상암지구에서 공급되는 마지막 일반분양 물량이어서 청약예금 1,000만원 가입자들이 대거 접수한 것으로 보인다. 앞서 판교신도시 후광효과가 기대되는 아파트로 관심을 모은 경기 용인시 동천동 동문 굿모닝힐 아파트는 1순위 접수에서 평균 1.65대1의 경쟁률을 기록하며 청약을 마감했다.
동문건설 김시환 상무는 “판교신도시 대기 수요로 통장 가입자들이 청약통장 사용을 자제하고 있는 점을 감안하면 분양이 성공적으로 끝난 셈”이라고 말했다. 미래 투자가치가 높은 인천 송도 신도시에 대한 수요자들의 관심도 높아지고 있다.
포스코건설은 최근 송도 신도시 주상복합단지 ‘더??퍼스트월드’ 내 오피스텔 14~39평형 629실에 대한 계약을 받은 결과 100% 주인을 찾았다고 밝혔다. 이 오피스텔은 지난달초 분양 당시 4,500억원의 청약금이 몰리면서 최고 237대1의 경쟁률을 기록한 바 있다.
같은 단지의 아파트(34~124평형 1,516가구) 역시 지난달 23~25일 계약을 받은 결과 92%의 계약률을 기록한데 이어 26~27일 예비 당첨자 계약을 받아 전 평형이 마감됐다.
반면 수도권 미분양 아파트수가 5개월 만에 다시 증가세로 돌아서는 등 비인기지역 분양시장은 침체상태가 더욱 깊어지는 추세다. 1일 건설교통부에 따르면 4월말 현재 전국의 미분양 아파트는 5만6,400가구로 한달전(5만8,400가구)에 비해 3.4% 줄었다. 그러나 수도권 미분양 물량은 1만1,900가구로 한달 전에 비해 3,000가구가 늘었다.
특히 인천은 올들어 신규 공급이 확대되면서 미분양 아파트 가구수(1,698가구)가 62.8% 증가했다. 대전에서는 최근 분양한 대덕테크노밸리 2단계만 호조를 보였을 뿐 다른 곳의 공급물량은 찬바람이 부는 등 양극화 현상이 심화하고 있다.
강원(9.4%), 전남(22.6%), 경남(10.7%) 등도 미분양 물량이 늘어났다. 이에 따라 서울 등 수도권의 주택공급 실적도 급속 악화하고 있다. 올들어 3월까지 서울지역 아파트 건설실적은 3,900가구로 전년동기(1만100가구)에 비해 61.2% 감소했다.
김혁기자 hyukk@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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