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빅마마: 2003년 데뷔한 여성 4인조 그룹. 놀라운 가창력과 화음으로 ‘가수는 노래 잘 하는 사람’이라는 진리를 재확인 시켜줌. 1집이 40만 장 넘게 팔렸고 각종 가요 시상식을 휩쓸었음. ‘체념’은 2년 연속 노래방에서 가장 많이 불린 곡.
▲빅마마 무대에 서다: 반반한 얼굴과 늘씬한 몸매로 대충 ‘먹어 주시던’ 립싱크 가수들이 양심의 가책을 느끼며 반성하는 순간을 의미함.
▲빅마마식 음반 준비: 보통 여성 가수들이 경락 마사지와 다이어트로 살 빼기 바쁜 것과 달리 더 많이 먹는 경우. 노래하려면 뱃심을 키워야 한다고.
▲빅마마 2집 내듯: 느릿느릿 큰 걸음으로 준비하기. 완벽하지 않으면, 큰 손해를 감수하더라도 다시 시작한다.
빅마마가 몰고 온 파장은 일일이 나열할 필요가 없을 정도다. 음악 사이트 ‘오디오닷컴’의 3월 설문에서 ‘올해 가장 기대되는 음반’으로 꼽히는 등 관심이 집중됐던 이들의 2집이 드디어 발매됐다. 동시에 교보 핫트랙스 등 각종 음반 판매사이트에서 확고한 1위 자리에 올랐다. 원래 3월 발매 예정이었지만 조금 늦어졌다.
“2년 동안이나 꼼꼼하게 준비했는데 막상 발매일이 닥치니 하루 만에 뮤직비디오를 찍고… 허둥대는 분위기가 싫었어요. 음반도 전반적으로 무겁고 좀 지루하다는 평이었고 화음 배합도 잘못된 것 같고… 단점이 보이더라구요.”(신연아) 이미 찍어낸 10만장 가량을 폐기하고 다시 녹음했다. 새로 타이틀곡을 정하고, 지루함을 없애려 솔로곡을 한 곡씩 넣었다. 늦더라고 바로 가자. 빅마마식 방식이다.
“처음에는 ‘얼마나 못생겼나’에 더 관심이었죠. ‘외모파괴’ 주제로 시사 프로그램에도 많이 나갔구요. 그런데 우리가 못생겨서 뜬 건 아니잖아요? 맞죠?”(이지영) 당연한 소리다.
‘쿵쾅쿵쾅’ 귀를 세차게 두드리는 힘을 예상했다. 그런데 2집은 의외로 잔잔한 바다다. 목소리는 안정되고 화음은 더 조화롭다. 노래는 때로 감성의 늪을 헤매고 멤버들의 속마음은 솔직하게 드러나 있다.
기분 좋게 넘실댄다. “1집 때는 뭔가 보여 줘야 한다는 의욕이 앞서 목소리에 쓸데 없는 힘이 많이 들어갔었다”고 설명한다. 타이틀곡인 ‘여자’를 비롯해 ‘처녀들의 수다 ‘결혼할까요’ 등 사랑, 결혼 등 멤버들이 느끼고 고민한 이야기가 가지런하게 담겨있다.
녹음실에 거의 매일같이 들렀던 소속사 양현석 대표의 말은 이랬다. “다 죽여버려~. 흐흐.” “녹음실도 다시 짓고 마이크도 새로 사고, 필요한 건 다 지원해 주셨어요. 그게 다 무기 구입인 셈이었죠. 하하.” 전쟁터 나설 때처럼 비장한 각오로 노래하는 현실이 좀 서글프지만, 그래도 빅마마라면 한번 믿어 볼 만도 하다.
최지향기자 misty@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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