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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용성 회장 "공장짓는 게 자선사업이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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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용성 회장 "공장짓는 게 자선사업이냐"

입력
2005.05.3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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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규제개혁을 위한 정부의 태스크포스팀(TFT)은 도대체 뭘 하는지 모르겠다. 사회주의 국가인 중국의 공무원들조차 외국인 투자 유치를 위해 얼마나 열심히 뛰고 있는지 윗분들은 물론이고 국ㆍ과장급도 직접 와서 봐야 한다.”

박용성 대한상공회의소 회장이 31일 특유의 비판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이날 중국 깐수(甘肅)성 란저우(蘭州)시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지방자치단체장들이 공장 하나 지어달라고 하는 것을 보면 한심하기 짝이 없다”며 “공장 짓는 게 무슨 자선사업이냐”고 반문했다.

박 회장은 “정부와 지자체가 토지이용을 비롯한 온갖 규제를 그대로 둔 채 제조업 투자 유치에 매달리는 것은 아무 소용없다”며 “제조업에서 서비스 산업으로 넘어가야 하는 단계에서 우리 정부와 지자체가 중국처럼 제조업 투자 유치에만 매달려선 안 된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어 “제조업체들의 생산설비는 이미 충분한 만큼 공장을 더 지을 일이 거의 없다”며 “지자체도 공장 유치만 고집하기 보다 호텔도 짓고, 골프장도 만들면서 교육, 의료, 레저를 비롯한 서비스 부문에 대한 투자를 끌어들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박 회장은 특히 “이를 위해서는 땅에 대한 규제를 푸는 게 중요하다”며 “지금처럼 토지이용을 규제하고 수도권 공장 건설을 꽁꽁 묶어 둔 채 기업이 해외로 나가지 않기를 바라서는 안 된다”고 밝혔다.

또 올해 경제성장률이 5%에 못 미치더라도 부작용이 우려되는 단기적인 처방보다는 과감한 규제 개혁을 단행할 것을 주문했다. 그는 “4월 한달 경상수지가 2년 만에 적자를 기록한 것을 갖고 호들갑 떨 필요는 없다”며 “오히려 원화 절상으로 고통 받는 중소기업들의 경우 구조개혁 등을 통해 경쟁력을 높여 간다면 장기적으로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박 회장은 이날 무분별한 중국 투자에 대해서도 경계했다. 그는 “글로벌 경쟁력을 갖지 못한 우리 기업들에게는 중국이 결코 비상탈출구가 될 수 없다”며 “삼성, LG처럼 중국 내수시장에 뿌리를 내리지 않고 단순히 인건비만 따먹는 식의 투자를 해서는 돈을 벌 수 없다”고 말했다. 

박 회장은 김상하 삼양사 회장, 손경식 CJ 회장, 구본준 LG필립스 부회장을 비롯한 41명의 경제사절단을 이끌고 5월 28일부터 칭하이(靑海)성과 깐수성, 신장(新彊))위구르자치구 등을 방문한 뒤 5일 귀국한다.

박일근기자 ikpark@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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