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미식 디지털TV 방송전송기술(VSB) 원천특허를 보유한 LG전자가 최근 본격적인 특허료 협상에 나서 삼성전자 등 국내 디지털TV 제조업체와의 특허협상을 둘러싼 공방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LG전자는 31일 디지털TV 방송전송기술을 소유한 미국 자회사 제니스가 최근 한국과 일본, 미국, 대만의 전자 업체 7개사와 라이선스 계약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VSB는 북미식 디지털방송 전송방식(ATSC)에 사용되며 이 기술이 없으면 북미식 디지털방송 시청이 불가능하다. 현재 한국, 미국, 캐나다, 멕시코, 아르헨티나 등이 ATSC를 채택하고 있다.
새롭게 특허료 계약을 맺은 7개사는 모회사인 LG전자를 비롯, 대만 셋톱업체, 장비업체 등이며 이로써 제니스사와 VSB 라이선스 계약을 맺은 전자업체는 10개가 됐다. 제니스사는 지난해말부터 VSB에 대한 원천특허 협상을 시작, 일본 도시바, 미쓰비시, 샤프와 계약을 맺었다.
LG전자는 “제니스가 세계 디지털TV 업체 300여곳과 VSB 특허협상을 벌이고 있으며 이중 50개사는 최종 협상단계에 와 있다”고 밝혔다.
특히 모회사인 LG전자와도 계약을 맺은 제니스는 삼성전자 등과도 계약 체결을 요구할 계획이다. 삼성전자 등은 그동안 국내 업체들끼리는 특허료를 요구하지 않는 게 관행이라는 입장을 견지해 왔다.
제니스 특허담당 변호사 잭 케일은 “한국 TV업체는 물론 북미식 전송방식을 채택하고 있는 전세계 TV업체들과 공정한 기준으로 특허협상을 전개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제니스의 원천기술은 미국 연방통신위원회(FCC)가 1995년 국제표준으로 채택한 것으로 모든 업체는 이를 인정하고 존중해야 한다”며 “모회사인 LG전자도 계약을 체결한 만큼 특정기업이나 지역에서 예외를 인정하는 것은 법률적, 관행적으로 있을 수 없다”고 강조했다.
이에 대해 삼성전자측은 “현재로서 직접적인 협상 사실은 없다”며 “삼성전자와 제니스 및 그 모회사인 LG전자가가 연계된 상호 특허료 지불 협상에 앞서 디지털TV 관련된 양사의 기술특허력을 먼저 분석해 봐야 한다”고 말했다.
LG전자는 제니스의 자체 특허 협상팀 외에 외부 로펌과 공동으로 VSB 원천기술에 대한 로열티 협상을 진행하는 등 공격적 행보를 보이고 있다.
LG전자는 프로그램 정보처리방식(PSIP) 표준, 케이블TV 표준, 비디오처리기술(VDP) 핵심특허, DMB표준특허도 다수 보유, 이들 부문에 대해서도 향후 전세계 모든 업체들을 대상으로 동일한 조건의 특허협상을 추진할 계획이다.
김동국 기자 dkkim@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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