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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 피플/ '조지 부시와의 대화' 출간 마사 마티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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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 피플/ '조지 부시와의 대화' 출간 마사 마티아

입력
2005.05.3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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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미국에서 25명의 평범한 시민 ‘조지 부시’들의 얘기가 화제다. 마사 마티아씨가 조지 W 부시 미국 대통령과 동명이인인 25명의 남녀를 인터뷰한 내용을 담아 올 봄 펴낸 책 ‘조지 부시와의 대화’가 “오늘날 미국인의 자화상을 그렸다”는 호평을 받으면서 출판계의 관심을 끌고 있다.

마티아씨가 책을 구상하게 된 계기는 정체성에 대한 혼란 때문이었다. 텍사스에서 태어났지만 석유회사에서 근무하는 아버지를 따라 어린 시절을 리비아, 나이지리아, 호주, 스위스 등 외국에서 보낸 그에게 ‘미국인’이란 개념은 성장해서도 여전히 모호한 것이었다.

“결혼 후 미국에 정착했지만 9ㆍ11 테러 이후 나라 전체를 휩쓴 맹목적인 애국주의를 보면서 더욱 혼란스러웠습니다. 미국인이란 과연 어떤 사람을 의미하는 것인지 전면적인 의문에 부딪쳤지요.” 그는 이런 심경을 ‘조지 부시’란 이름을 가진 평범한 사람들을 인터뷰하면서 풀어보기로 했다. 사내 잡지에서 인터뷰 기사를 전담했던 경력이 큰 도움이 됐다.

인터넷과 전화번호부를 뒤져 편지를 띄우고 달려가 인터뷰했다. “어린시절 추억 같은 편안한 질문부터 시작해 어떤 인생 역정을 겪었고, 현재 무슨 생각을 하고, 어떤 정치적 신념을 갖고 있나 물어봤습니다. 관심을 보이지 않으면 어떻게 하나 고민도 했습니다. 그런데 준비해 둔 사려깊은 질문을 내놓자 사람들은 마음을 열고 거미줄 뽑아내듯 인생 얘기를 들려줬습니다.”

그는 미시시피 의사, 플로리다 회계사, 텍사스 건강관리사, 피자배달부 등 다양한 ‘조지 부시’를 인터뷰했다. 조지아, 조제트, 조지아나 등의 이름을 가진 여자 부시도 포함됐다. 25명의 심층 인터뷰 내용은 저자도 놀랄 정도였다. 대부분의 미국인이 여전히 기독교적 가치를 충실하게 따르고 인생의 많은 부분을 종교생활에 할애하고 있었다. 총기규제를 찬성하면서도 총을 소유하고 있다는 사실도 충격적이었다.

마티아씨는 “종교색을 거의 탈피한 유럽과 달리 대부분의 미국인은 종교적인 삶을 추구하고 있다”며 “미국인은 유럽 우방보다 적으로 여기는 무슬림과 오히려 더 닮아 있다”고 말했다. 거의 농촌에서 자랐거나 한 세대에 걸쳐 농촌과 연결돼 있을 정도로, 도시가 아닌 농촌에 삶의 뿌리를 두고 있는 점도 의외였다.

부시 대통령에 대한 의견을 묻자 많은 ‘조지 부시’들은 정직하고 헌신적이며 미국을 위험으로부터 보호할 수 있는 지도자라며 호감을 표현했다. 그러나 부시가 고집불통이며 그가 단행한 이라크 침공에 반대한다는 의사를 밝힌 사람들도 있었다. 마티아씨는 “미국인들은 사려깊지만 책을 거의 읽지 않으며, 사회 문제에 대해 충분한 정보를 얻지 못하고 있다”고 평했다. 그는 홈페이지(conversationswithgeorgebush.com)에서 당부했다. “이 책이 미국인의 진짜 모습을 보여주고 오해와 편견을 줄여 서로를 보다 잘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되길 바랍니다.”

김명수 기자 lecero@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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