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지도가 살아나고 있다. 먼지와 악취, 파리가 많다고 ‘삼다도’라는 패러디 별명까지 얻었던 곳이 어느새 ‘난초와 지초의 섬’이라는 옛이름을 떠올릴 만한 자연생태공원으로 바뀌었다.
생태조사 결과 소쩍새와 수리부엉이 등 천연기념물이 둥지를 틀었고, 땃쥐 멧밭쥐 족제비 등이 서식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일대에 서식하는 곤충과 어류 양서류 파충류가 뚜렷이 늘고, 식물 종도 날로 다양해지고 있다.
직접 하늘공원에 가 보면 확연한 변화를 실감할 수 있다. 숲은 무성하고, 갖가지 풀꽃이 피어 있고, 새소리도 들린다. 도저히 거대한 쓰레기 더미 위라고는 여겨지지 않는다. 자연의 복원력이 얼마나 위대한가를 새삼 실감하게 된다.
난지도는 1978년부터 93년까지 꼬박 15년 간 서울의 모든 쓰레기를 받았다. 난개발이 절정에 달했던 당시, 지금 김포나 선진국 매립장에서 이뤄지는 ‘위생매립’은 먼 이야기였다.
음식물 쓰레기나 건축폐기물, 전자제품, 비닐과 플라스틱 등을 닥치는 대로 날라서 쌓았다. 애초에 45㎙ 높이까지만 쌓겠다는 계획이었지만 95㎙까지 높아졌다. 그런 쓰레기 봉우리가 두 개가 생겼다.
그 쓰레기 더미에 흙을 덮어 공원으로 만드는 작업은 2002년 월드컵 축구대회를 앞두고 가속도가 붙었다. 그러나 지금 보아도 사람보다는 자연이 해낸 일이 많다.
우리는 난지도에서 새로운 희망을 본다. ‘혐오시설’에 대한 극단적 시각차의 해소 가능성이다. 난지도는 조금만 정성을 기울이면, 아니 그냥 내버려두기만 해도 자연은 의외로 빨리 되살아 난다는 점을 확인시켰다.
환경파괴에 대한 경종의 중요성과 함께 그런 우려로 절망할 것만도 아님을 일깨웠다. 메탄가스 냄새가 완전히 사라지려면 앞으로 10년은 더 걸리겠지만 현재의 자연복원만으로도 쓰레기 매립장 재활용의 표본이 될 만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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