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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지국 소비자 '로하스' 바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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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지국 소비자 '로하스' 바람

입력
2005.05.3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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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탈리아에서는 지난해부터 수입상품에 ‘알트로몬도(AltroMondo)’라는 스티커가 붙기 시작했다. 이 스티커는 해당 상품이 작업환경이 열악한 아프리카 동남아시아 등 저개발국가에서 노동력 착취를 통해 생산되지 않은 ‘공정무역상품’ 임을 뜻한다.

이는 다국적기업 델몬트사가 아프리카의 저임 노동력을 이용해 바나나 파인애플 커피 등을 값싸게 재배해 이탈리아에 공급한 것이 알려져 사회적 파문이 인 이후 생긴 현상이다.

당시 시민단체들은 “값싼 노동력을 착취하는 것은 ‘소셜 덤핑’행위”라며 델몬트사 제품의 수입ㆍ유통 중단 운동을 벌였다. 현재 이 스티커가 부착된 수입상품은 가격이 다소 비싼데도 불구하고 소비자들의 큰 인기를 얻고 있다.

선진국에서 ‘로하스(LOHASㆍLifestyle of Health and Sustainability)’ 소비트렌드가 급속히 확산되고 있다. 현재 우리나라에서 유행하는 ‘웰빙(well-being)문화’가 개인을 중시하는 소비행태라면, 로하스는 사회 경제 환경적 토대를 위태롭게 하지 않고 다음 세대의 풍요로움까지 보장하는데 관심을 갖는 소비행태이다.

KOTRA는 31일 미국 영국 등 선진 8개국의 ‘로하스 소비 동향 보고서’를 내고 “중국산 저가품의 공세가 거세지고 있는 만큼, 선진국의 로하스 소비행태를 파악해 우리나라 제품에 적극 반영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KOTRA가 이날 밝힌 로하스족의 소비성향은 우선 가격이 비싸도 친환경 제품을 선택한다는 것이다. 이밖에 개인보다는 사회를 생각하며 ▦재활용이 가능한 제품 ▦재생에너지 이용 상품 ▦로하스 가치를 가진 기업제품 등에 관심이 많다.

실제로 로하스 문화가 가장 많이 퍼진 미국에서는 벌목에 따른 삼림파괴에 사회적 관심이 높아지면서 재생용지가 인기를 끌고 있다. 스테이플스 오피스디포 등 종합사무용품 업체까지 자사 브랜드를 내건 재생용지를 판매하고 있다. 한 회사는 아예 목재(펄프)가 아닌 대마나 아마 등을 원료로 한 종이를 출시했다.

캐나다에서는 리튬 충전지 방식의 레저용 스쿠터가 인기를 끌고 있다. 시속 20km까지 낼 수 있는데다 무공해 전지원료라는 친환경적 이미지가 소비자들의 호응을 얻고 있는 것이다. 스페인에서는 태양열 집전판이 달린 배낭이 등장했다. 배낭 안에 충전기가 내장돼 있어 핸드폰 PDA 디지털카메라 등의 충전이 가능하다.

네덜란드 암스테르담에서는 최근 풍력 태양열 등 재생에너지를 사용하고 통나무 바닥재와 자연식 통풍구조를 갖춘 주택 100여채가 분양됐다. 건설회사는 당초 노인층을 대상으로 분양을 시작했으나 중ㆍ장년층의 입주신청이 쇄도하자 사업을 전국으로 확대하기로 했다.

이탈리아에서는 ‘동물실험을 거치지 않았음’ 표시가 없는 제품은 소비자들에게 잔인한 동물실험을 거친 상품으로 인식돼 급격히 선호도가 떨어지고 있다.

KOTRA 권중헌 해외조사팀장은 “국내 제조업체도 로하스 소비행태 확산에 발맞춰 ISO14001 HACCP 등 환경ㆍ식품안정성과 관련된 국제인증기준 획득에 나서야 한다”며 “이를 원가상승 요인이 아닌 연구ㆍ개발(R&D) 활동의 일환으로 보고 적극 투자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고주희 기자 orwell@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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