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2년 6월 이후 3년 만에 재연되는 붉은 6월의 함성 그 중심에는 바로 ‘축구천재’ 박주영(FC서울)이 있다.
실력을 앞세운 무력시위로 ‘본심’(본프레레 감독의 마음)을 돌려세운 ‘축구천재’ 박주영(FC서울)이 마침내 왼쪽 날개 공격수로 장착돼 본프레레호의 고공비행을 이끈다. 우여곡절 끝에 본프레레호에 승선한 박주영이 한국축구의 명운을 걸고 2006독일월드컵 아시아지역 최종예선과 세계청소년(20세이하)축구선수권대회에 잇달아 출격, 한일월드컵 4강의 자존심을 곧추 세우는 동시에 월드스타로 비상하기 위한 힘찬 시동에 나서는 것.
지난 1월 카타르친선대회 이후 한국축구의 화두는 단연 박주영이었다. 카타르대회 4경기서 9골(해트트릭 1회)을 기록하며 차세대 스트라이커로 급부상한 박주영은 일부 팬들의 우려와 달리 올시즌 K리그 데뷔 이후 해트트릭을 작성하는 등 모두 9골을 기록, 기라성 같은 선배들을 제치고 득점랭킹 상위권에 당당히 자리매김했다.
‘훅 불면 날아갈 것 같다’던 본프레레 감독의 마음을 불과 3개월 만에 돌려 세운 것은 역시 박주영의 기량이었다. 그림 같은 현란한 드리블과 볼 키핑력, 반 박자 빠른 슈팅 등은 굳게 닫혀 있던 본프레레 감독의 마음을 열기에 충분했다. 박주영이 우즈베키스탄전에 출전할 경우 19세10개월23일만의 A매치 데뷔다. 박주영은 올해 카타르대회서 9골, K리그서 9골 등 공식경기서만 18골을 기록중이다. 특히 박주영은 20경기에서 18골을 기록, 경기당 0.9골로 타의 추종을 불허한다.
차범근-최순호-황선홍으로 이어지는 한국 축구 스트라이커의 계보를 이을 적자로 첫 손가락에 꼽히는 박주영에게 팬들이 열광하는 이유는 발과 머리를 가리지 않는 전천후 득점 머신이기 때문. 지네딘 지단의 드리블과 티에리 앙리의 골결정력을 닮고 싶다는 박주영은 한국축구의 고질병인 골결정력 부재라는 아킬레스건을 치유할 수 있는 유일한 대안으로 떠오르고 있다.
이른바 ‘박주영표’ 축구는 전통적인 한국의 스트라이커와는 많이 다르다. 유연함과 스피드로 상대를 제압하고, 흐르는 물처럼 드리블에서 슈팅으로 이어지는 군더더기 없는 플레이가 박주영표 축구라면 황선홍 최용수 등 기존의 스트라이커들은 체격적인 우위와 파워를 바탕으로 한 골잡이였다.
하지만 한국축구의 명운을 걸머 쥔 박주영의 행보는 일견 고단해 보인다. 박주영의 6월 행보는 아시아와 유럽을, 성인대표팀과 청소년대표팀을 넘나들며 한국을 대표하는 킬러의 본분을 다해야 하기 때문. 그러나 벌써부터 기대치가 높아진 축구팬들의 눈길은 붉은 6월의 함성을 재연할 박주영의 발끝에 쏠려 있다.
대선배들과 31일 타슈켄트에 입성한 박주영은 “내 기량을 모두 발휘해 독일월드컵 본선 티켓을 따내는데 도움이 됐으면 좋겠다”며 “장시간 여행을 해야 하는 만큼 몸 관리를 철저히 해 두 마리 토끼를 잡을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타슈켄트=박진용 기자 hub@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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