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U헌법 부결로 프랑스 정치권은 커다란 소용돌이에 빠졌다. EU헌법 비준 국민투표에 정치생명을 걸다시피 했던 자크 시라크 대통령과 그가 이끄는 중도우파 정부는 벼랑에 몰렸다. 취임 10년 만에 최대 위기를 맞은 시라크 대통령은 다음 대선 출마부터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대신 지난해 말 집권 대중운동연합(UMP)의 총재에 오른 니콜라 사르코지(48)가 시라크 대통령의 강력한 라이벌로 떠오르며 차기 주자로 거론되고 있다.
우파 내 강경파로 꼽히는 사르코지 총재는 내무장관 당시 ‘범죄와의 전쟁’을 강하게 밀어붙여 범죄율을 크게 떨어뜨리면서 최고 인기 정치인으로 떠올랐다.
시라크 대통령은 31일 내각 개편을 단행한다고 발표했으며, 장 피에르 라파랭 총리는 경질이 확실시된다. 후임 총리로는 시라크 대통령의 측근인 도미니크 드 빌팽 내무장관과 미셸 알리오-마리 국방장관 등이 하마평에 오르고 있다.
EU 헌법 반대에 앞장섰던 극우ㆍ극좌파는 이번 부결로 상당한 정치적 입지를 다지게 됐다.
2003년 대선에서 시라크에 패했던 극우정당 국민전선(FN)의 장 마리 르펜 당수는 “시라크 대통령이 도박을 원했지만 그는 패배했다”며 시라크의 사퇴를 촉구했다.
반면 헌법 통과를 놓고 찬반 진영으로 갈라졌던 제1야당 사회당은 여당 못지 않게 심각한 후유증을 겪을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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