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9일 발생한 이라크 자이툰 부대에 대한 저항세력의 공격으로 부대의 안전에 비상이 걸렸다. 포탄이 주둔지 외곽 200㎙지점에 떨어져 피해는 없었지만 자이툰 부대를 직접 겨냥한 최초의 공격이란 점에서 무장 저항세력의 공격이 본격화하는 신호탄이 아니냐는 우려까지 나오고 있다.
◆ 불시 공격에 부대안전 노출
자이툰 부대는 외부 공격에 대비해 3중의 경계망을 펼치고 있다. 먼저 주둔지를 둘러싼 철조망 안쪽에 초소를 설치하고 2개 대대의 경비병력이 번갈아 경계임무를 서고 있다.
이 철조망에서 3~5㎞까지 지역에는 도로 곳곳에 검문소를 설치하고 현지의 ‘구 민병대(제르바니)’ 대원들이 경계활동을 펼치고 있다. 주둔지 3~5㎞ 외곽에는 제르바니 초소를 배치해 순찰근무를 세우고 있다. 3~5㎞지점까지 초소를 배치한 것은 저항세력의 주무기인 박격포의 사정거리가 이 정도인 점을 감안한 조치다.
이번 공격에서 저항세력들은 맨 바깥의 외곽초소 경계가 소홀한 틈을 타서 제르바니의 순찰 지역까지 접근해 트럭에 탑재한 상태로 로켓포와 곡사포를 발사하고 도주한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사실상 경계에 구멍이 뚫린 셈이다. 합동참모본부에 따르면 로켓포는 구소련이 대전차 화기로 사용하던 ‘카츄사포’이며 곡사포는 박격포 종류인 것으로 추정된다. 카츄사포는 유효 사거리가 2㎞내외이며 박격포는 81㎜인 경우에도 4㎞를 넘지 않는다. 하지만 박격포의 경우 최대 사거리가 6㎞이상인 것으로 알려져 정밀조준으로 공격한다면 자이툰 부대는 더 이상 안전지대가 아니라는 얘기다.
◆ 활동반경 확대가 공격 초래?
이번 공격을 감행한 저항세력의 실체나 공격이유 등은 아직까지 정확치 않다. 다만 합참은 국제 테러조직인 알 카에다와 연계된 ‘안사르 알 순나’의 자이툰 공격첩보가 지난해 말부터 계속 들어왔던 점에 주목하고 있다. 이들은 이달 수백명의 사상자를 남긴 아르빌의 자살폭탄테러도 자신들의 소행이라고 주장하기도 했다.
최근 들어 보폭을 넓히고 있는 자이툰 부대의 활동도 이번 공격의 실마리로 거론되고 있다. 자이툰 부대는 1,000여명의 아르빌 방위군 교육을 진행하고 있으며 유엔으로부터는 아르빌에 들어서는 유엔 이라크원조기구(UNAMI) 청사의 경계임무를 맡아달라는 요청을 받은 상황이다.
이러한 활동들은 당초의 평화재건 임무와 벗어나는 것으로 저항세력을 자극했을 수 있다는 분석이다. 정부는 유엔 기구의 주임무는 자이툰 부대와 마찬가지로 이라크 평화재건 활동에 있다는 점을 감안해 경비병력 지원요청을 긍정적으로 검토한다는 방침이어서 이를 둘러싼 논란도 만만치 않을 전망이다.
자이툰 부대는 이달 초 아르빌의 자살폭탄테러 이후 경계태세를 ‘위협(red)’으로 올리면서 영외활동을 전면 중단하고 있다. 추가 공격징후가 없는 것으로 판단돼 경계태세를 더 격상시키지는 않고 있지만 경계를 늦출 수 없기 때문에 영외 민사작전의 중단은 장기화가 불가피해 졌다.
김정곤 기자 kimjk@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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