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경상수지가 2년 만에 적자를 기록하고 경기선행지수가 4개월 만에 하락세로 돌아서는 등 우리 경제에 ‘경고음’이 잇따르고 있다. 수출 증가율이 둔화하는 가운데 내수회복 속도가 기대에 못 미치기 때문이다.
이와 관련 한덕수 부총리 겸 재경부 장관은 30일 “2분기 경제 성장률은 1분기(2.7%)보다 조금 나은 정도에 그칠 것”이라며 “하반기 성장률은 5%에 근접하겠지만 올해 연간 성장률 목표 달성은 사실상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따라 정부가 올 5% 성장목표를 포기한 것이 아니냐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이날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달 경상수지는 전월의 11억1,000만 달러 흑자에서 9억1,000만 달러 적자로 반전됐다. 월별 경상수지 적자는 2003년 4월 2억1,000만 달러 적자 이후 처음이다. 이는 12월 결산법인의 배당금 중 사상 최대 규모인 24억4,000만 달러가 해외로 송금됐고, 수출 증가율 둔화로 상품수지 흑자도 3월의 31억1,000만 달러에서 4월에는 24억 달러로 전월대비 7억1,000만 달러 축소된 것이 주요인이다.
이날 통계청이 발표한 4월 산업활동 동향도 부정적 신호가 많다. 지난달 산업생산은 지난해 같은 달에 비해 3.8% 증가했으나, 3월의 4.9%에 비해서는 증가세가 크게 둔화했다. 향후 경기를 예측하는 경기선행지수도 4개월 만에 하락세로 돌아서 경기회복에 대한 국민들의 기대감도 약화하고 있음을 보여줬다. 또 현재의 경기국면을 나타내는 동행지수 순환변동치와 설비투자도 각각 1개월 만에 감소세로 돌아섰다. 다만 도소매 판매가 2개월 연속 증가세를 유지하는 등 내수 회복은 느리지만 여전히 불씨가 살아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정영오기자 young5@hk.co.kr
이성철기자 scle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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