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는 재미의 발견

새로워진 한국일보로그인/회원가입

  • 관심과 취향에 맞게 내맘대로 메인 뉴스 설정
  • 구독한 콘텐츠는 마이페이지에서 한번에 모아보기
  • 속보, 단독은 물론 관심기사와 활동내역까지 알림
자세히보기
[이순원의 길 위의 이야기] 내가 본 레마겐의 철교
알림
알림
  • 알림이 없습니다

[이순원의 길 위의 이야기] 내가 본 레마겐의 철교

입력
2005.05.30 00:00
0 0

‘레마겐의 철교’는 1969년에 만들어진 영화다. 얼마 전 독일 여행에서 두 개의 교각만 남아 있는 그 철교의 흔적을 보고 왔다. 내 기억 속에 어렴풋하게 남아 있는 영화의 내용은 이랬다.

제2차 대전 당시 히틀러의 마지막 방어선은 라인강이었다. 연합군이 밀고 들어오자 히틀러는 강의 다리들을 모두 폭파하라고 지시한다. 다리마다에 5인조 폭파팀이 구성되었다. 다리만 부숴버리면 아무도 강을 넘어 올 수 없다. 레마겐 철교의 폭파를 맡은 5인조 특공대도 철교에 폭약을 설치하고 단추를 눌렀다.

그러나 철교는 요란한 폭음 속에 잠시 하늘로 떠오르는가 싶더니 그대로 교각 위에 몸을 붙이고 있다. 한마디로 이 철교는 너무 튼튼하게 지어진 것이다. 연합군은 이 철교를 지나 강을 건너 독일의 심장부를 향해 들어갔다. 다리 하나에까지 온 정성을 다한 그들의 완벽주의가 오히려 적군의 도하를 도운 것이다.

그 철교 때문에 2차 대전이 3개월 빨리 끝났다고 한다. 그렇게 연합군이 강을 건넌 다음 레마겐의 철교는 처음 폭파일로부터 보름 후 강 아래로 장렬히 붕괴되며 자신의 최후를 마쳐 그때의 교각만 남아 있는 것이라고 했다.

이순원(소설가)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Copyright ⓒ Hankookilbo 신문 구독신청

LIVE ISSUE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

0 / 250
중복 선택 불가 안내

이미 공감 표현을 선택하신
기사입니다. 변경을 원하시면 취소
후 다시 선택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