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맥주 전문점인 ‘쪼끼쪼끼’를 운영하는 ㈜태창가족은 프랜차이즈 업계에서 ‘작은 신화’를 만들었다는 평가를 받는다. 유흥가나 상업지역에만 들어서는 것으로 여겨진 생맥주 전문점을 주택가에 진입시킨 주인공으로, 2000년 프랜차이즈 사업을 시작한지 불과 5년여만에 가맹점을 500여개로 늘려 이 분야 리더를 고수하고 있다. 소비자 욕구는 물론 시장 변화를 정확하게 읽어내며 끊임없는 대응책을 마련해왔기 때문에 가능했다.
◆ 가족단위 음주문화 확산 예견
이 회사 김서기(46) 사장은 프랜차이즈 사업을 시작하기 전 10년 넘게 부산에서 대규모 생맥주 전문점을 운영했던 생맥주 전문가다. 그는 대한민국에서 ‘최고의 생맥주’가 되기 위해선 서울 진출이 불가피하다고 판단, 1999년 상경했다. 이어 곧바로 서울 성내동 주택가에 30평 남짓한 공간을 빌려 직영 1호점을 오픈했다. 이 곳은 30개월 정도 비워 있을 만큼 장사가 잘될 것이라는 요지와는 거리가 멀었다. 김 사장은 “가족 단위의 음주 문화가 확산될 것이라는 판단을 했다”며 “또 모든 사람들이 장사가 안될 것이라고 여기는 곳에서 성공해야 시장의 신뢰를 받을 수 있다는 생각에 그곳을 골라 직영점을 내게 됐다”고 말했다.
그의 컨셉에 따라 내부 분위기를 환하게 만들고 고객들이 어머니 품처럼 따뜻하게 느낄 수 있도록 실내 인테리어를 곡선으로 처리했다. 예상은 적중해 대박을 터뜨렸고 이 같은 성공을 바탕으로 이듬해인 2000년 6월부터 프랜차이즈 사업에 나섰다. 첫해에 60개의 가맹점을 개설했고, 2001년에는 무려 230개를 오픈하는 성과를 일궈냈다. ‘○○쪼끼’라는 유사 브랜드가 30개나 생겨날 정도로 유명세도 타게 됐다.
◆ 가맹점주가 아닌 고객 만족에 최우선
현재 ‘쪼끼쪼끼’란 가맹점을 개설하기 위해 대기중인 사람은 50~60여명에 달한다. 웬만한 프랜차이즈 본사라면 가맹점 개설에 따른 수입 때문에 바로 가맹점을 열어줄 법하다. 하지만 태창가족은 ‘쪼끼쪼끼’란 가맹점이 들어설만한 곳은 이미 다 들어선 만큼 무슨 문제가 있어 폐점을 원하는 기존 가맹점을 양도ㆍ양수하도록 유도하고 있다.
‘쪼끼쪼끼’의 성공은 철저한 가맹점 관리에서도 비롯됐다. 공장에서 바로 가져온 듯한 신선한 맛을 유지하도록 이온 살균세척기 등으로 생맥주통 관을 하루 두 차례씩 청소토록 하고 있다. 전문 슈퍼바이저(생맥주 전문 관리사)를 고용, 수시로 가맹점을 방문해 맛은 물론 매출과 관리에 대한 경영진단을 정기적으로 하고 있으며 가맹점의 모든 민원 사항을 직접 해결해준다.
또 차가운 맥주를 고객들에게 서비스할 수 있도록 영하 20도에서 얼린 맥주잔을 사용토록 한다. 웰빙 추세를 반영해 복분자ㆍ매실ㆍ한방 생맥주 등 기능성 생맥주도 자체 개발해 선보이고 있다. 때문에 ‘쪼끼쪼끼’를 찾는 고객들은 맥주 맛은 물론 메뉴 등에서도 남다르다는 평가를 한다. 김 사장은 “가맹점주가 아니라 고객을 만족시킨다는 원칙에 따라 가맹점을 엄격하게 관리하고 있다”며 “결국 이 같은 고객 만족이 가맹점주의 성공으로 이어진다”고 말했다.
가맹점주 교육은 심하다 싶을 정도로 철저하다. 월 2회, 1년에 24차례 가맹점주들은 의무적으로 본사 교육에 참여해야 한다. 고객이나 매장 관리는 물론 매출 관리 등 가맹점을 운영하는데 필요한 모든 것을 재교육시킨다. 본사 지도를 거부하거나 본사 시스템에 어긋나면 거침없이 지적하고 개선되지 않으면 ‘폐점’ 조치도 불사한다.
본사의 이런 전략 덕분에 보통 창업 비용이 8,500만원 정도 드는 가맹점들의 한달 평균 순익은 700만~1,000만원대로 안정적이다. 가맹점 성공률도 80%에 달한다. (02)415_6000
황양준 기자 naigero@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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