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을 사랑해서 코오롱스포츠에 입사하게 됐죠.” 매주 등산을 하는 게 곧 직장생활인 남자가 있다. 코오롱등산학교의 교무를 맡고 있는 코오롱스포츠 마케팅팀 원종민(45) 과장이다.
어떤 이들은 ‘기업이 무슨 등산학교를 운영할까’, 또는 ‘등산하는데 무슨 학교가 필요하냐’고 반문할 법하다. 하지만 “산깨나 타는 사람들이 오히려 본격적으로 산을 알아야 한다는 생각에 등산학교를 찾곤 한다”고 원 과장은 말한다.
코오롱등산학교는 6월5일 창립 20주년을 맞는, 국내 등산교육의 산실이다. 1985년 워낙 산을 좋아하는 이동찬 코오롱그룹 명예회장이 산악인 유한규씨의 제안을 받아들여 만들었다. 기초반 정규반 암벽반 동계반으로 나뉘어 체계적으로 실전과 이론을 가르친다.
89년부터 강사로 참여하다 92년 입사한 원 과장은 “우리 학교는 산에 관한 해외첨단의 정보가 한자리에 모이고 강사로 참여하는 산악인들이 똘똘 뭉치는 구심점 역할을 해 왔다”고 자랑한다.
20년간 강사로 활동한 180여명 중에는 허영호 오은선씨 등 세계적인 산악인이 포함돼 있다. 이 학교가 배출한 수료생은 무려 8,000명이 넘고, 이중에 스포츠 클라이밍 선수로 활동하는 이재용 고미영씨 등이 손꼽힌다.
“테니스는 라켓과 구장, 수영은 수영복과 수영장이 있으면 그만이지만 등산은 그렇지 않습니다. 산의 지형, 산을 타는 사람의 컨디션, 그 날 그 날의 날씨가 얼마나 변화무쌍합니까. 누구든 쉽게 시작할 수 있지만 할수록 깊은 맛을 느끼는 게 바로 등산이죠.”그는 “우리나라 등산복과 장비는 디자인이 다소 떨어지는 한계가 있을 뿐 세계 최고 수준”이라는 자랑도 잊지 않았다.
김희원기자 he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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