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학생에게 잘 보이려고 우쭐대는 ‘마초(macho) 문화’가 남학생의 성적을 떨어뜨린다.
30일 영국 일간 인디펜던트에 따르면 영국 케임브리지대학 연구팀이 4년 동안 50개 남녀 공학 중등학교(11~15세)를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남녀 학생의 합반과 분반 때 남학생의 학업 성취도에 차이가 있었다.
연구팀은 실력이 모자라면서도 여학생에게 뽐내려는 남학생이 교실 분위기를 주도하고 실력은 있지만 자신의 발표가 틀려 여학생 앞에서 창피당하지 않을까 걱정하는 남학생이 늘면서 학습 효과가 떨어지고 있다고 진단했다. 지난 여름 GCSE(만 16세 때 치르는 중등졸업시험)에서 남녀 합반의 여학생은 58.5%가 필수 5개 과목을 합격한 반면 남학생은 48.4%에 불과했다.
연구팀은 과목에 따라서는 ‘남녀 칠세 부동석’이 효과적이라고 제안했다. 남녀 분반을 하면 여학생 앞에서 뽐내려는 과욕도 사라지고 창피당할 걱정도 줄어들어 남학생의 수업 집중도를 높일 수 있다는 것이다. 남학생에게 으스대는 것이 결코 여학생에게 멋져 보이지 않는다는 점도 적극 설득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남녀 분반을 실시했을 경우 역효과도 있다. 연구팀은 “남학생만 있는 교실에서는 여교사와 남학생의 공감대 형성이 어려워 여교사가 너무 큰 고통을 겪게 된다”고 경고했다.
여학생만 있는 교실에서는 여학생들 사이의 질투심이 학생들을 갈라 놓거나 성적이 저조해도 “그럴 수 있지, 뭐”라고 순응해 버리는 학생들이 늘어날 수 있다. 또 남녀 분반을 했을 때 여학생의 성적도 오를 수 있을 지는 확실치 않다.
박상준 기자 buttonpr@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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