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車 출근길 '너무한 당신들'
이른 새벽 길을 나선다. 휘파람을 불면서. 아파트를 나서면 서울 영등포역 주변 택시들이 신경을 하나 둘 건드린다. 나오려면 나오고, 들어가려면 들어가지 어정쩡하게 정차해 있다. 저걸 그냥~~~. ‘그래 내가 참자’ 하고 그냥 지나친다. 한참을 속력을 내고 가는데 골목에서 나온 차가 그냥 내 차선으로 들어온다.
그것도 아주 천천히. 난 80으로 가고 있는데. ‘그냥 받아버려?’ 하는 생각이 들면서 상향등을 깜빡여 보지만 아랑곳하지 않고 천천히 간다. 급브레이크를 밟으며 “너무 하네” 해 보지만 어찌하랴. 그 길이 2차선인데 추월하려 해도 옆에는 크나 큰 버스가 ‘덩치가 커서 속도를 낼 수가 없어!’라고 말하는 듯이 거북이처럼 가고 있는데.
속절없이 여유 있는 앞 차를 따라 천천히 간다. 앞 차에 가려 전방이 보이지 않았는데 커브 길에서 보니 더욱 화가 치민다. 시원스럽게(?) 차가 하나도 없었다. 그런데 왜 그리 천천히 갔을까? 정말 미칠 노릇이다. 추월을 하면서 그 차를 한 번 쳐다 봤다. 선글라스를 낀 나이를 짐작할 수 없는 운전자였다.
그래~~ 하면서 지나친다. 음악을 크게 틀면서. 회사에 거의 도착할 무렵에는 전화를 하면서 길을 전세 내기라도 한 양 이리저리 위험천만하게 운전하는 차가 보였다. 정말 너무하다. 하지만 어찌하랴. 속수무책인 것을.
운전석에만 앉으면 마음이 급해지는 것을 나무라고 싶지는 않다. 그런데 지금까지 예로 든 운전자들은 정말 너무 하는 것이 아닌가 한다. 잘못이 있었어도 “미안하다”는 표시를 하면서 정상적으로 운전을 한다면 화가 났던 마음이 금세 풀릴 텐데.
“내가 뭘 어쨌는데!” 하면서 “해 볼 테면 한 번 해 봐!”하는 식으로 운전을 하니 다른 운전자가 기분이 상하지 않을 수가 없는 것이다. 자기가 똑같은 상황을 당할 수도 있고 1분 후에 바로 상한 기분의 당사자가 될 수 있는 데도 말이다.
하긴 운전을 너무 잘해서 상대방이 어떻게 나오든지 거기에 맞추어 운전을 하며 상대방의 기분을 더욱 업(?)시킬 수가 있기 때문에 그럴 것이다. 못된 인간들 같으니라고.
이런 사람들도 단속의 대상이 돼야 하지 않을까. 법리적으로는 무리한 면이 있겠고 단속의 객관성이 떨어질 수도 있지만 어떻게라도 불이익을 주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http://blog.daum.net/sokindol/2005123
■ 지하철서 졸다 신발까지…
어느 날 지하철을 탔다. 날씨 탓인지 졸면서 앉아 있는 사람이 많다. 일곱 사람이 앉아 있는 긴 의자, 서서 책을 보는 학생들, 멍하니 앉아 있는 사람이 많았고, 우산을 들고 서 있는 사람도 많았다. 밖에는 비가 약간 뿌린다. 출근 시간이 지난 때였기에 차 안은 좀 한산했다. 친구 사이인지 소근거리는 소리도 들린다.
환승역인지 음악소리가 울려나오는데 갑자기 한 사람이 벌떡 일어서서 나간다. 나가다가 차 안을 향해 손을 휘저으며 다시 들어오려는 시늉을 한다. 서 있는 학생이 얼른 차 바닥에 있는 신발 한 짝을 차 밖으로 던져 준다.
전동차는 계속 달린다. 그 대학생은 다음 역에서 내리고 차는 달려가고 있다. 저 쪽을 쳐다보니 잠자는 사람들은 고개를 옆으로 옆 사람 어깨에 기대고, 그 옆 사람 역시 그 옆 사람에 기대고, 그 줄에 앉은 사람들 모두 다 졸고 있다. 조금 전에 내렸던 그 사람 자리에는 우산 하나가 놓여 있다. 왜 저렇게 다 졸고 있을까? 죽고 나면 긴 잠을 싫도록 잘 것인데.
아니. 그 책상다리하고 졸고 있는 사람. 다리 위에 포갠 발에는 신발이 떨어져 버리고 없다. 그럼 한 짝은 어디 갔나? 그리고 우산은? 이제 감이 잡힌다. 그 사람 일어나면 신발 한 짝이 없을 텐데 아까 그 대학생이 던져 주었던 신발 한 짝! 그 사람이 손짓하던 것은 우산을 두고 내렸다는 신호인데 학생은 아래에 있는 신발 한 짝 얼른 던져 주고 우산은 생각지도 않고….
나도 모르겠다. 그 사람 일어나면 신발 찾느라 난리일 텐데 우산은 선반 위에 놓여 있다. 그 자리에 앉은 사람이 자기 것이 아니라고 위에다 올려둔다. 내가 내릴 역이다. 내가 알고 있는 사실. 그 신발은 여러 사람의 발길에 차여 쓰레기통으로 들어가겠지.
집에 돌아와서 이런 이야기하고 한바탕 웃었는데 지하철에서 신발 벗는 습관 조심해야지. 웃지도 울지도 못할 한 토막 이야기.
http://blog.daum.net/spring11u/16126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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