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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대법관 쟁탈전 막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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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대법관 쟁탈전 막올라

입력
2005.05.30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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윌리엄 렌퀴스트(80ㆍ사진) 미 연방 대법원장이 곧 퇴임할 것으로 예상되면서 후임 대법관 인선을 놓고 보수와 진보의 힘겨루기가 시작됐다.

AP 통신은 30일 백악관과 법원 소식통을 인용, 전립선 암 투병중인 렌퀴스트 대법원장이 재판 회기가 끝나는 6월께 퇴임할 것이라고 보도했다. 이에 따라 백악관은 그동안 검토해온 대법관 후보를 3~5명으로 압축해 출신배경과 판결 성향, 헌법에 대한 견해 등을 면밀히 조사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진보주의자들은 조지 W 부시 대통령이 그의 재임 중 처음으로 지명하게 되는 후임 대법관이 중도적 성향의 인물이기를 원하고 있다. 연방 대법원은 낙태와 동성결혼, 민권법안, 소수인종 보호 등 각종 사회 현안의 최종 판결자로서 차기 대법원이 어떻게 구성되느냐에 따라 ‘가치전쟁’의 와중에 있는 미국 사회에 큰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다.

그러나 2000년 대선 때 대법원의 판결로 당선이 확정된 데다 2004년 대선에서 종교적 보수주의자들의 몰표에 힘 입어 재선한 부시 대통령은 후임 지명을 통해 대법원을 더욱 보수적 색채로 바꾸려 할 것으로 예견된다.

85세의 최고령인 존 폴 스티븐스, 74세의 샌드라 데이 오코너, 71세인 루스 베이더 긴스버그 대법관도 건강상 이유로 부시 2기 임기가 끝나는 2009년 이전에 퇴임할 가능성이 높아 렌퀴스트의 은퇴는 대법관 교체의 서곡을 의미한다.

이 중 스티븐스와 긴스버그 대법관은 진보파로, 보수파인 렌퀴스트는 물론 이들마저 보수적 성향의 인물로 교체될 경우 대법원의 보수ㆍ진보 균형은 완전히 무너지게 된다. 렌퀴스트의 후임 대법원장 후보 역시 보수적인 앤터닌 스캘리아 대법관이 유력하다.

때문에 민주당과 진보 진영의 저항은 필사적이다. 부시 대통령이 1기 때 인준을 받지 못한 연방 법관을 2기 들어 재지명하면서 벌어지고 있는 상원의 필리버스터(의사진행발언) 규칙 개정 논쟁은 향후 예상되는 대법관 인준의 전초전이었다.

진보 단체인 ‘정의 동맹’의 낸 에어론 소장은 “부시가 개인 권리에 적대적인 후보를 대법관으로 고른다면 국민적 반대의 불길에 휩싸일 것”이라며 “그것은 수십 년 동안 우리 삶을 지배할 싸움이 될 수도 있다”고 경고했다.

워싱턴=김승일 특파원 ksi8101@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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