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땅의 모든 삼순이들에게 ‘용기를 내세요. 외모보다 순수하고 때묻지 않은 마음이 중요합니다’라고 말하고 싶어요.”
탤런트 김정은과 더불어 로맨틱 코미디 연기의 쌍벽을 이루고 있는 김선아가 뚱뚱하고 엽기 발랄한 스물아홉 살 노처녀이자 방앗간 집 셋째 딸인 ‘김삼순’으로 4년 반 만에 브라운관에 복귀한다.
6월 1일부터 ‘신입사원’ 후속으로 방영될 MBC 수목 드라마 ‘내 이름은 김삼순’(극복 김도우, 연출 김윤철)에서 그녀는 레스토랑 사장인 진헌(현빈)과 사랑에 빠지는 제과기술자(파티쉐) 삼순 역을 맡았다. “‘된장찌개’ 같은 삼순이는 뭐랄까 현실 속에서 억눌려있는 여성들을 대변하는 캐릭터에요. 저나 제 친구 이야기 같을 때가 많아요. 술 마시고 토하기도 하고, 맘에 안 드는 남자에게 주먹을 날리기도 하죠.”
완벽한 ‘삼순이’가 되기 위해 그녀는 비싼 대가를 치렀다. “작가님이랑 감독님이 ‘살 좀 찌우라’고 계속 그러셔서 에라, 모르겠다 한 2~3달을 먹고 싶은 거 몽땅 먹었어요. 덕분에 6㎏나 쪘는데 촬영 화면을 보면 완전 공포에요.” 그러면서도 그녀는 대뜸 “뱃살이 출렁출렁해요. 한번 봐야 하는데”라며 킬킬댄다. 그뿐이 아니다. 손에 끼고 있는 반지의 정체를 묻는 질문에도 “커플 링이다. 남자 친구가 있다”고 당당하게 밝힌다.
영화 ‘위대한 유산’ ‘S다이어리’에 이어 다시 한번, 별로 안 예쁘지만 웃기고 솔직한 ‘안티 히로인’역을 맡은 그녀답다. “예쁘게 화면에 나와야겠다는 생각은 없어요. 그냥 캐릭터가 잘 표현 됐으면 좋겠어요.” 그러나 그녀가 비슷한 영화와 드라마에서 ‘자기복제’ 수준의 연기로 일관하고 있다는 비판도 있다. “로맨틱 코미디를 많이 하긴 했지만 그 안에서도 다 다른 수준의 연기를 했다고 봐요. 이미지 변신이요? 그것도 저랑 맞아야 하는 거지. 어느 날 갑자기 확 이미지 바꾸고 그러는 건 싫은데요.”
베스트극장 ‘늪’으로 지난 해 제44회 몬테카를로 TV 페스티벌 최고 작품상을 수상한 김윤철 PD도 거들고 나선다. “김선아씨가 가진 기존의 코믹 이미지를 그대로 차용하거나 또는 확대 재생산해서 거기에 편승하려고 캐스팅 한 것은 아니에요. 20대 후반의 여성의 모습과 일상을 여과 없이 담아낼 수 있는 배우이기 때문에 역할을 맡긴 겁니다.” 그 말처럼 김선아가 새 드라마를 통해 정말로 타성적 혐의에서 벗어날 수 있을지는 지켜볼 일이다.
김대성 기자 lovelily@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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