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무현 대통령이 28일 저녁 청와대 녹지원에서 사법고시 17회 동기들을 부부동반으로 불러 다과를 겸한 모임을 비공개로 가졌다.
사시 17회 동기측은 “친목 모임일 뿐”이라고 설명했지만 사법개혁과 검ㆍ경 수사권 조정문제를 둘러싸고 논란이 벌어지는 시점에 노 대통령이 법조인들과 모임을 가진 것이어서 눈길을 끌었다.
청와대 핵심 관계자는 29일 “사시 17회 동기들이 청와대 경내를 단체 관람하는 형식으로 녹지원을 방문한 자리에 대통령이 합류하는 형식으로 모임이 이뤄졌다”며 “정치적 현안을 논의하기 위한 자리가 아니었기 때문에 깊은 대화는 오고 가지 않은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사시 17회 동기 중에는 정상명 대검차장, 안대희 서울고검장, 이종백 서울중앙지검장 등 검찰 핵심 간부 6명이 포함돼 있어서 이들의 참석 여부가 주목됐다. 그러나 검찰 간부들은 정치적 논란을 빚을 수 있다는 판단에 따라 청와대 모임에 참석하지 않았다.
검찰의 한 고위 간부는 “사시 17회 동기 모임이 청와대에서 있었던 건 사실이지만 검찰에 재직 중인 6명은 검찰에 계류 중인 사건과 관련해 불필요한 오해를 살 여지가 있다는 판단에 따라 아무도 참석 않기로 했다”고 말했다. 하지만 노 대통령이 1975년 사법연수원 시절 가까이 지내던 ‘8인회’멤버 중 검찰에 있는 정 대검 차장 등을 제외하고 조대현변호사와 이종왕 삼성그룹 법무실장, 서상홍 헌재 사무차장 등은 모두 참석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 한나라당의 안상수ㆍ진영 의원도 사시 17회이지만 개인 일정 등의 이유로 이 모임에 불참했다. 따라서 이날 모임에는 사법부 재직중인 판사들과 변호사들이 주로 참석한 것으로 전해졌다. 청와대 관계자는 “노 대통령이 고시 동기들로부터 사법 개혁 등 여러 현안에 대해 자연스럽게 여론을 듣는 계기가 됐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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