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와 평양시의 교류협력 사업이 가속도를 내고 있다. 지난해부터 평양과의 교류를 추진해온 서울시는 이명박 시장의 평양방문, 경평(京平)축구 개최, 평양시 도심재개발 사업 참여 등을 놓고 북측과 실무협의를 진행, 의견접근이 이루어지고 있다고 밝혔다. 서울시 관계자는 29일 “지난해 조성된 남북교류협력기금 200억원을 기반으로 60년간 맥이 끊겨 있던 ‘경평 축구’를 부활하고 평양시 도심 리모델링을 위해 실무팀이 수차례 방북해 협의했다”며 “조만간 좋은 소식이 들려올 것”이라고 말했다.
평양시 리모델링 기술 자문
평양시가 2002년부터 추진해온 도심재개발사업은 서울시의 도움이 가장 필요로 한 분야이다. 김정일 국방위원장은 한국전쟁 직후에 건립된 건물들을 대상으로 본격적으로 도시 리모델링을 하고 있다. 특히 영광거리 주택 리모델링에 이어 모란봉거리 개선문 일대 등 시내 중심구역에 대한 대대적인 개선사업에 나섰다. 하지만 물자부족과 도시개발 노하우에 대한 필요성을 느낀 시 당국은 관련분야의 경험이 많은 이명박 서울시장에게 평양시의 도시미관 업그레이드에 대한 지원을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시 고위관계자는 “북측은 이 시장과 서울시의 기술과 노하우 등을 높이 평가하고 각종 지원을 부탁해 왔다” 며 “시는 남북협력증진의 도움을 위해 평양시의 도로 보수 및 아파트 등의 리모델링 사업에 참여할 수 있도록 협력기금을 마련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또 “아직 서울시와 평양시측이 구체적인 사업참여 방식에 합의한 것이 없기 때문에 시기와 자본금 규모는 밝힐 시기가 아니다”며 “하지만 협력기금 이상의 사업교류에 대해서는 정부의 남북협력기금을 지원받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혀 협의가 진전되고 있음을 시사했다.
이 시장 정치적인 부각 기회
‘경평축구’개최에 대해서는 서울시와 평양시가 연내 개최에 대해 원칙적인 합의를 끝내고 세부적인 계획을 짜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일단 광복 60주년을 맞는 올 8월15일을 전후해 정기적인 ‘서울-평양 축구’ 의 첫 막을 올리고 정기적으로 개최한다는 구상이다.
시 관계자는 “우리는 경평축구 부활이 가지는 의미를 살리기 위해 8월15일에 대회를 열자고 요청했는데, 북측이 우기와 양측 월드컵예선전 스케줄을 고려하자고 밝혀 실무진에서 이를 조율하고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한편에서는 서울시가 예산을 동원해 수백억원의 기금을 만들어 남북교류를 시도하는 것이나 민선시장으로서 처음 시도하는 방북 추진도 대선주자의 이미지 제고를 감안한 것 아니냐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시 관계자는 “기업인 시절 이 시장이 수 차례 방북을 하는 과정에서 형성된 대북채널이 남북교류사업에 도움이 되고 있는 것 같다” 며 “이 시장이 정치적인 목적으로 이를 추진한다는 것은 어불성설이며, 이 시장 임기전에 방북을 실현하기 위해 성급하게 사업을 밀어붙이지도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양홍주 기자 yanghong@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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