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 이천시는 ‘쌀과 도자기, 온천의 고장’이라는 별칭에 걸맞게 이 세가지 분야에서 확고한 비교우위를 자랑하고 있다.
‘임금님표 이천쌀’은 농협판매가가 5만5,000원(20㎏)으로 타 지역 쌀보다 최고 1만원 가까이 비싼 가격에 팔리고 있다. 이천쌀은 지난해 소비자선호도 조사에게 가장 먹고 싶은 쌀로 선정되는 등 품질, 기호도 조사에서 항상 상위권에 포진하고 있다. 시는 쌀시장 개방을 앞두고 경쟁력 확보를 위해 미곡종합처리장 시설을 현대화하고 과학적 농법을 개발, 2위 그룹과의 격차를 더 벌리겠다는 의지다.
이천시의 자랑은 무엇보다도 광주 여주와 함께 개최하는 도자기 비엔날레를 세계 최고의 도자기 축제로 성장시킨 것이다. 관람객만 해도 2001년 제1회 엑스포에는 84개국 600만명, 2회 대회때는 400만명에 이르렀고, 6월 19일까지 계속되는 올해 3회 대회는 29일 현재 250만명이 다녀갔다. 이는 도자기전시행사로 세계 최고기록이던 일본 사가불꽃박람회(1996년 255만명)를 가볍게 뛰어넘은 성과다.
시는 앞으로 도예 업체가 밀집해 있는 신둔면, 사음면 일대 110만평을 도자산업특구로 지정, 세계적 경쟁력을 갖춘 도자메카로 육성한다는 방침이다.
이천시는 요즘 ‘심포니 사회’라는 새로운 개념의 운동을 벌이고 있다. 수십 가지 악기가 모여 감동적인 교향악을 만들 듯이 시민들 모두가 참여해 지역발전에 나서자는 운동이다.
이 같은 운동 덕분에 시는 최근 50억원 규모의 시민장학회를 설립한 데 이어 하남 광주 여주 양평 등 타 지자체의 쓰레기를 받아 처리하는 광역자원회수시설을 자발적으로 유치, 8월 착공할 예정이다.
이범구 기자 goguma@hk.co.kr
■ 유승우 이천시장
“광주 여주와 함께 여는 도자기 비엔날레는 세계 최고의 축제로 발돋움하고 있습니다.”
3선인 유승우(57) 이천 시장은 인근 광주 여주와 함께 경기도 세계도자기 비엔날레를 이 지역의 대표적 행사로 키워낸 업적을 처음으로 꼽았다. 유 시장은 치열한 경쟁을 뚫고 행사를 유치했고 모 종교단체 소유의 부지를 수십차례 설득한 끝에 매입해 지금의 행사장을 조성하는 능력을 발휘하기도 했다.
유 시장은 “과거 이천 하면 쌀이 유명하다는 평판을 얻는 게 고작이었다”면서 “하지만 지금은 도자기 비엔날레 덕택에 이천을 모르거나, 안 다녀간 국민이 거의 없을 만큼 인지도를 높이는데 성공했다”고 자평했다.
이천은 그러나 현실에 안주하지 않는다. 하이닉스 반도체의 추락으로 야기된 기업 공백을 메우기 위해 꾸준히 기업유치활동을 벌여 매년 10%의 유치실적을 보이고 있다.
또 4계절 내내 찾아오는 농촌을 만들기 위해 도자관련 시설과 축제를 더욱 활성화하기로 하고 요업기술원 이천 분원을 건립하고 도자특구를 지정키로하는 등 박차를 가하고 있다.
유 시장은 “이천이 경쟁력을 갖추기 위해서는 산업과 관광을 적절히 조화시키는 전략이 필요하다”면서 “수도권정비계획법의 제약을 받는 현실 속에서 도자관련 축제는 특히 이천이 집중해야 할 관광자원”이라고 말했다.
이범구 기자 goguma@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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