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 M. G. 르 클레지오 글, 앙리 갈르롱 그림, 이주희 옮김
문학동네어린이 발행ㆍ8,500원
프랑스 문단의 지성 르 클레지오가 글을 쓴 그림책이다. 맨몸으로 나무들의 나라로 떠난 소년이 나무와 친구가 되어 자연과 하나 되는 과정을 아름답고 환상적인 그림으로 보여준다.
글은 간결하지만 시적이다. 철학적이기도 하다.
소년은 천천히 나무들을 길들인다. 나무들은 자신들의 비밀을 알려준다. 휘파람으로 노래를 부르고, 하품을 하고, 잎사귀마다 눈이 있고, 달밤이면 둥그렇게 모여 춤을 춘다는 놀라운 사실을. 신비로운 정경이 아닌가. 그림이 이 꿈 같은 장면들을 표현한다. 숲에서 편안하게 잠든 소년과 그 곁을 지키는 나무들, 밤 하늘의 달과 별 그림으로 끝나는 마지막 장을 덮으면서 달콤한 안도감에 젖는다. 그 순간 자장가처럼 잔잔하게 들려오는 나무들의 숨소리를 느낀다. 행복한 꿈을 선사하며 긴 여운을 남기는 그림책이다.
오미환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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