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텔레콤이 디지털 음악, 게임, 방송 분야로 사업 영역을 넓히면서 콘텐츠 중심 회사로 변모를 꾀하고 있다. 기존 이동통신 서비스 만으로는 높은 수익을 올릴 수 없다는 판단 때문이다. 국내 최대 음반 업체인 YBM서울을 인수키로 한 것도 이 같은 전략의 일환이다.
-영향력 확대
SK텔레콤은 27일 YBM서울의 대주주 지분 554만주 중 488만주를 인수하고, 3자 배정 증자를 통해 470만주를 추가로 확보, 총 60%의 지분으로 경영권을 확보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또 음악 산업에 투자하기 위한 가칭 ‘음악 펀드’도 설립키로 했다.
인수대금은 총 292억원에 이른다. 와이브로(WiBro), 광대역코드분할다중접속(WCDMA)과 위성 디지털멀티미디어방송(DMB) 등 SK텔레콤이 투자해온 차세대 서비스에 안정적인 콘텐츠를 공급하기 위한 포석인 셈이다.
YBM서울 인수를 통해 확보된 콘텐츠 중 디지털음원은 SK텔레콤의 모바일 음악 포털 ‘멜론’으로, 뮤직비디오와 교육 콘텐츠 등은 ‘준’(June) 주문형 비디오 서비스와 위성DMB 쪽으로 제공될 전망이다.
이는 SK텔레콤의 차세대 사업 전략이 ‘서비스-단말기 중심’에서 ‘콘텐츠 중심’로 변화했음을 보여준다. 이통 시장의 포화와 업체간 경쟁 격화로 매출과 영업이익률의 동반 하락이 우려되고 있는 가운데, 기존 이동통신망 및 신규 서비스에 자사 콘텐츠를 공급해 수익폭을 극대화하겠다는 것이다.
SK텔레콤은 2월 영화·드라마 제작 업체 IHQ를 사실상 인수하고 750억원 규모의 엔터테인먼트 펀드를 설립키로 한데 이어 휴대폰 제조 자회사 SK텔레텍을 매각하는 등 차세대 사업의 대오를 콘텐츠 중심으로 재편해왔다.
-콘텐츠 업계
콘텐츠 업계에는 기대와 우려가 교차하고 있다. 업계는 SK텔레콤의 ‘콘텐츠 산업에 대한 영향력 확대’라는 측면을 주목하고 있다. 일각에서는 ‘만성적 자본 부족에 시달려 온 콘텐츠 업계에 SK텔레콤과 같은 대형 투자가의 등장은 호재’라는 긍정론도 있지만, ‘무선 콘텐츠의 유통 부문을 장악한 SK텔레콤의 의도를 경계해야 한다’는 비판이 만만치 않다.
음반 업계 관계자는 “SK텔레콤의 막대한 자본력 때문에 콘텐츠 업계 전체가 (SK텔레콤의) 눈치를 보게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SK텔레콤은 음악 포털(멜론)과 위성DMB 서비스에서 음반업체와 방송사 등 콘텐츠 업체의 반발로 고충을 겪었는데, 앞으로 이를 사전 봉쇄하기 위해 펀드 설립과 대형 콘텐츠 업체 인수 시도를 하고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정철환 기자 plomat@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