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하직원이 새총을 만들어 농성 중인 철거민들에게 골프공을 발사한 책임을 지고 직위 해제된 경찰 서장의 후임에 수배자와 골프를 쳐 징계를 받았던 경찰간부가 임명돼 논란을 빚고 있다.
경찰청은 경기 화성경찰서 윤성복 서장을 직위 해제하고 후임에 경기경찰청 경무과 최원일 총경을 임명했다고 26일 밝혔다. 최 총경은 포천경찰서장이던 지난해 10월16일 근무시간에 당시 경기경찰청 광역수사대 조폭팀장 김모 경감의 주선으로 사기사건 수배자와 골프를 쳐 물의를 빚었다.
공교롭게도 이날 여중생 살인사건 수사를 맡고 있던 강력반장이 사건해결에 대한 중압감을 이기지 못해 실종됐다 숨진 채 발견됐다.
최 총경은 부하직원의 자살소식을 듣고 경찰서로 돌아와 몇 가지 조치를 취한 뒤 오후 5시께 골프장으로 돌아가 2홀을 돌았다. 최 총경은 직위 해제에 이어 파면됐으나 중앙인사위원회에 이의를 제기, 정직 3개월로 경감됐다.
이번 인사를 두고 경찰 안팎에서는 “어려운 시기에 흠집 있는 사람이 서장이 되는 것은 이해가 안 된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그러나 경찰청 관계자는 “최 총경은 “수사와 형사 분야에 경험이 풍부해 오산 사태를 해결할 적임자로 판단했다”고 해명했다.
고찬유 기자 jutda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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