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이(吳儀) 중국 부총리가 고이즈미 준이치로(小泉純一郞) 일본 총리와의 회담을 취소하고 급거 귀국한 것은 중국 군부 내의 심각한 갈등 때문이었다고 산케이(産經)신문이 27일 일본 공안당국을 인용, 보도했다.
이 신문에 따르면 우이 부총리가 일본에서 귀국한 23일 중국에서는 군부 강경파의 ‘불온한 움직임’에 대한 정보가 인터넷 등을 통해 유포됐다. 장쩌민(江澤民) 전 국가주석의 전략참모역을 맡았던 공군 수뇌부 인사가 이끌고 있는 군인들이 자신들의 대일 강경대응 요구가 중국 정부에 의해 받아들여지지 않을 경우 후 주석이 겸무하는 군 최고직인 중앙군사위 주석 교체를 위한 서명활동에 돌입하고 필요에 따라서는 쿠데타도 불사한다는 계획을 세웠다는 것이다. 이 같은 정보를 23일 새벽께 처음 접한 후 주석 등 중국 수뇌부들은 중국인들의 반일감정을 자극할 고이즈미 회담을 전격 취소시켰다고 이 신문은 주장했다. 우이 부총리의 귀국이라는 카드를 선택해 정정불안을 해소하고, 동시에 대일 강경의 포즈를 통해 군의 불만을 무마시켰다는 것이다.
이 신문은 또 왕이(王毅) 주일 중국대사가 25일 야치 쇼타로(谷內正太郞) 일본 외무성 사무차관을 방문, 회담 취소 파문의 수습을 요청한 것으로 밝혀졌다고 보도했다. 왕이 대사는 중국에 대한 일본측의 비판에 우려를 표명한 뒤 “더 이상 문제를 심화시키는 것은 양국관계에 좋지않다”며 “회담 취소 이유에 대해서도 더 이상 추궁하지 말 것”을 요구했다는 것이다. 호소다 히로유키(細田博之) 관방장관이 이번 사태에 대해 시종 소극적인 태도를 보인 것은 왕이 대사의 이같은 요청과 무관하지 않다고 이 신문은 전했다.
산케이신문의 이 같은 보도에 대해 중국측 관계자들은 “일본측의 책임전가를 위해 확인되지도 않은 정보를 토대로 중국에서 가장 민감하게 생각하는 군사 쿠데타까지 거론하는 것은 이해할 수가 없다”고 불만을 나타냈다.
도쿄=김철훈특파원 ckim@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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